[인터뷰] 하종현 前서울시립미술관장<br>창원 '갤러리 블루닷엠' 개관전서 신작 공개
| 하종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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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도 좋지만, 지역 미술 활성화와 후배 지원도 소홀히 할 수 없죠."
하종현(74ㆍ사진) 전 서울시립미술관장은 2년 전 관장직에서 퇴임할 때 검은 머리 염색을 그만두고, 백발을 기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퍼머도 했다. 17일 기자와 만난 그는 "이제 좀 작가답지요"라는 물음으로 오롯이 작업만 하는 요즘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의 단언은 지난해 공석인 국립현대미술관장직을 두고 일어난 미술계의 추천 움직임을 "작가인 게 최고다"는 한마디로 일축했을 정도. 하 전 관장은 그러나 지역 미술문화의 활성화, 후배 지원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끊지는 못했다.
그는 오는 28일 창원 두대동의 주상복합건물 시티세븐 43층에 문을 여는 '갤러리 블루닷엠'의 개관전에서 신작 50여점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는 "전시가 대체로 서울에만 집중됐는데 지방으로도 문화영역 확장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립미술관장을 지낸 스스로를 두고 "전국구로 나선 셈"이라는 농담도 던졌다. 이 갤러리는 국내 상업화랑 중 가장 고층에 위치하고, 단일층 전시장 최대면적인 924㎡(280평)를 확보했으며, 관람객 회원제ㆍ미술강좌ㆍ수장고 서비스 등으로 지방의 미술애호가들을 겨냥한다.
하 전 관장은 "공업도시라 산업체가 많으면 기업후원을 유치할 수도, 산업현장에 작품을 걸 수도 있어 문화개척지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내년은 '하종현미술상'이 10회를 맞는 해로, 그는 수상자 선정에도 관심을 쏟는 중이다. 홍익대 교수에서 물러나면서 받은 퇴직금 2억원과 사재를 출연해 작가 상금 1,000만원, 평론가 상금 500만원의 미술상을 만들었다. 그의 이 같은 미술계 활동을 인정받아 최근에는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내 작품은 마포 뒷면에 물감을 바른 뒤 앞으로 밀어내는 과정에서 스며들고 질감도 나타납니다. 색은 백자, 황토벽, 기왓장 같은 토속성이 있죠. 나와 다를 바 뭐겠습니까."
묵묵히 작업하면서 뒤에서 후원하는 작가 자신과 작품은 정말로 닮아있다. 이번 창원 전시는 내년 1월31일까지 열린다. (055)238-6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