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용 "색깔있는 연주자로 자리잡고 싶어"

피아노 신동서 청년 피아니스트로 돌아온 지용<BR>내년 리스트 탄생 200주년 맞아 음반 '리스토마니아' 최근 선봬<BR>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


10세 때 뉴욕 필과 최연소 협연, 11세에 세계 최고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IMG와 최연소 계약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피아노 신동' 지용(19ㆍ사진)이 청년으로 훌쩍 성장해 돌아왔다. "더 이상 '피아노 신동'이라는 칭찬에 만족할 나이는 아니잖아요.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갖고 있는 연주자로, 깊이 있는 연주를 들려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피아니스트로 자리잡고 싶습니다." 그가 처음 피아노를 친 것은 다섯 살 때. 교회에서 듣고 온 찬송가를 그대로 연주하자 성악가 출신으로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던 어머니는 아들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한국종합예술학교 예비학교에 보냈다. 아들이 9살 때 아들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가족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그러나 윤리교사였던 아버지와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던 어머니가 미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거의 없었다. 초창기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고 몇 년 후부터는 뉴저지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다. 철없던 시절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사줄 수 없는 부모를 원망하기도 했다는 지용 군은 오른쪽 손목에 3개의 별을 새긴 타투를 보여줬다. "큰 별은 아빠, 다음은 엄마, 가장 작은 별은 누나예요. 제가 피아노를 칠 수 있는 건 가족들의 희생 덕분이니까요." 지난해 줄리어드 음대에 입학한 지용 군은 내년 리스트 탄생 200주년을 맞아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를 비롯해 리스트가 편곡한 클래식 마스터 곡들을 엄선한 앨범 '리스토마니아(Lisztomania)'를 최근 선보였다. 음반 발매를 기념해 오는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 공연을 갖는다. "왜 리스트를 선택했냐구요? 글쎄요. 리스트를 제대로 알기 전에는 탁월한 테크닉을 가진 작곡가이자 연주자로만 생각했는데 그를 연구할수록 화려한 삶을 살면서도 부족한 뭔가를 채우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어요. 천재로 태어났지만 평생 예술가로서 번민하는 삶을 살았던 리스트가 제게 큰 깨달음을 준 셈이지요." 슈베르트를 편곡한 리스트의 '헌정'을 연주할 때 지용은 스스로도 가슴 속 깊이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자신과 닮은꼴인 리스트를 통해 본격적인 솔로 연주 활동에 들어가는 지용 군은 왼쪽 손목에 '삶은 한 편의 대본이다. 그 대본은 바로 당신이 써야 한다(Life is a script, you're the writer of it)'는 타투를 새겼다. 더 이상 주위의 칭찬에 일희일비하는 '피아노 신동'이 아니라 당당한 피아니스트로 주체적 삶을 다짐하는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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