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카스트로 퇴진… 美·쿠바 봄바람 부나

관계개선 기대감에 관련 기업들 주가 급등<br>월가도 "이번 기회에 금수해제 될것" 전망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사임을 계기로 미국과 쿠바의 관계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벌써부터 미국 금융시장에선 쿠바 펀드가 뜨는 등 들썩거리고 있다. 미국은 쿠바에 대한 경제 봉쇄조치(엠바고)를 해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지만, 카스트로의 후계자가 누가 되든지 경제 성장을 위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미국과 쿠바의 무역이 재개될 경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헤르츠펠트 캐러비안 배이슨 펀드는 전일보다 1.26달러(17%)가 급등한 8.70달러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장 중 한때 28%까지 올라 지난 1994년 설정된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거래량 역시 144만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쿠바 등 카리브 해 인근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들의 종목을 한 데 묶은 폐쇄형 신탁상품으로 나스닥시장에 '쿠바(CUBA)'라는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다. 전체 투자자산의 54%를 미국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멕시코 기업과 케이먼 군도에 각각 21%과 8.4%를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해 6월 카스트로 전 의장이 장출혈로 긴급 외과수술을 받은 뒤 위독하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도 20%가 급등했다. 화물선을 통해 매년 300만 톤의 곡물을 운송하는 시보드사의 주식 역시 아메리칸증권거래소(AMEX)에서 전일보다 53달러(3.4%) 급등한 1,588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본토와 푸에르토리코 사이를 연결하는 해양 운송업체인 트레일러 브릿지 역시 5% 가까이 급등했다. 쿠바 펀드의 설립자이자 투자전문가인 토마스 헤르츠펠트씨는 "카스트로의 사임 결정은 미국과 쿠바의 무역이 재개될 가능성을 분명히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머니는 월가에서도 미국의 대 쿠바 금수조치가 이번 기회에 해제될 것이란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스 캐피털 마켓의 글로벌 리서치 본부장인 로버트 반덴버그는 "미국의 경제 봉쇄조치가 마침내 해제될 기회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쿠바가 지난 50년 가까이 지속된 미국의 경제 봉쇄조치로 극심한 경제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집권자가 바뀌면 중장기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카스트로의 유력한 후계자는 '권력 서열 2위'로 형을 그림자처럼 보좌해왔던 라울 카스트로 국방 장관이다. 그는 형과 같은 카리스마나 대중적 기반은 부족하지만 실용주의적이고 신중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라울이 미국과의 관개계선에 나서는 등 점진적인 경제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1996년 미 의회가 제정한 헬름스-버튼 법에 따르면 미국은 쿠바가 정치범에 대한 석방, 자유선거, 미국시민에 대한 보상금 지급 등을 포함한 급격한 변화 조치를 취했을 경우에만 무역 재개를 할 수 있다. 이 법은 쿠바계 미국인과 미국기업의 쿠바 내 몰수 자산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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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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