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 내년 상반기 450~350선 밀릴수도

주가 내년 상반기 450~350선 밀릴수도 엄마와 꼬마가 시장에 같이 갔습니다. 꼬마는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이것 저것 사달라고 조릅니다. 이때 엄마들이 하는 말. "다음 번에 더 좋은 걸로 사줄게." 이게 사준다는 이야긴가요? 아니면 지금은 안 사준다는 이야긴가요? 웃으시겠지만 이런 일이 주식 투자전략을 전망하는 신문 기사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 골드만 삭스의 수석 투자전략가 코헨은 "12개월후의 주식 시장을 낙관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말은 지난 11월 30일 미국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어서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역시 현명했습니다. 그렇다면 '3개월 후 또는 1개월 후는 낙관할 수 없다는 뜻일까?' 이런 해석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주식 시장이 12개월 동안은 지지부진하거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말'로 받아 들이는 분위기였고, 그 결과 다우존스 10,000포인트 시대가 붕괴되고, 나스닥은 2,400선으로 지지선을 후퇴시켜야 한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그런가하면 애널리스트들은 '나스닥 지지선이 2,400'이라는 말도 합니다. 이 말도 역시 '나스닥이 2,400수준까지 밀릴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그러면 우리 나라는 어떤가요? 요즘 우리는 신문에서 주식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에서 '종목투자'또는 '배당투자'라는 말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종목투자'라는 말은 '호재성 재료가 뒷받침 되는 주식 종목을 잘 골라서 투자하면 주식 투자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됩니다. 이 말은 대세 상승은 이제 물건너 간 이야기고, 종목을 잘 골라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하지만 종목투자에서 성공하는 일은 흔히 '날아가는 새 눈 맞추기'라고 표현될 정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종목투자'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특별히 자신이 없는 사람은 주식을 하지 말고 쉬라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이겠지요. 최근 한전의 분할 매각방안을 놓고 야당에서 '분할매각'은 찬성하되 1년 유보'라는 단서를 붙이자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1년 동안은 한전 분할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외국인이 보유한 한전주를 상당수 매각한 것도 '행간의 의미'를 읽었기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최근 우리 나라를 방문한 외국의 유명한 주식투자 전략가들은 한결같이 '현재 주가가 저평가 되었으며, 지금의 주식가격은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올해 중에 큰 폭의 반등은 어렵고 내년 중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가 저평가 되었고, 지금 주식가격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말은 한국 주식시장은 그 동안 많이 내렸기 때문에 지금은 보유한 주식을 팔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내년 중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말도 값이 내렸다고 해서 지금 주식을 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큰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필자의 전망으로는 올해는 거래소 지수를 기준으로 600을 넘기기 어렵고, 내년 상반기까지 450∼350선까지 밀릴 수도 있으나, 하반기 특히 섬머랠리를 전환점으로 600∼700까지 다시 상승하는 장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올해 지수 600을 회복하기 어렵고 내년 상반기까지 450∼ 35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보는 근거는 (1) 내년 상반기까지 환율오름세가 계속될 경우에 (2)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에 투자해서 주식에서 이익을 봐도 자칫 환차손 때문에 전체적으로 밑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하지 않을 것이며, (3) 외국인 매수세가 감소하면 국내 주식의 수요 공급 측면에서 수요의 빈곤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되므로 (4) 이를 국내 개인투자가나 기관투자가들이 대신 해야하는데 (5) 아직도 주식에 투자해서 손해본 개인이나 기관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 중에서 실망해서 팔 사람은 다 팔고 주식시장을 떠나고 새로운 매수세가 형성되려면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기간 조정은 몇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공기업 및 재벌그룹의 구조조정이 투명하고 정석에 따라서 신속히 진행되면 3개월 이내로 마무리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고, (2)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미국 증시가 회복되며, 경기 후퇴나 무역수지에 대한 우려가 생각보다 악화되지 않고, 환율이 다시 안정될 경우에는 기간 조정이 6∼9개월 정도로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전개될 가능성이 그 중에서도 제일 높은 편이지만 (3) 구조조정이 더디고, 경기후퇴 우려가 예상대로 악화될 경우에는 주식에 투자해서 손해본 사람들이 실망해서 손 털고 나오는 바람에 수급에서 일시적 진공상태가 형성되어 단기간 내에 종합지수 100∼200포인트가 급등하는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상황이 절망적일수록 이럴 때의 조정은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전망을 요약한다면 지금의 주식시장은 결국 시간이 해결하며, 대개 6개월에 3개월을 더하거나 뺀 정도의 기간 조정이 필요한데 기간 조정을 거치는 동안에 주가지수는 최악의 경우 400선을 중심으로 아래 위 50포인트 범위까지 하락할 수 있으며, 회복된다면 600선에서 역시 아래 위로 100 포인트 범위를 생각할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이 말은 내년에는 약세장임에도 불구하고 타이밍을 잘 맞춰서 주식투자를 한다면 수익률 30∼50%는 어렵지 않다는 뜻입니다. 타이밍을 잘 맞춰서 주식투자를 하려면 (1) 매달 일정한 금액을 정하고 (2) 1년 이내에는 부도 위험이 없는 신용등급 A급 주식을 겨냥해서 (3) 매달 일정한 날짜를 정해서 (4) 미리 정한 금액 범위 내에서 (마치 적금들 듯이) 이 주식을 나눠서 매입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분간 주식시장에서는 위기라는 말이 나오겠지만 위기가 바로 기회가 되는 것이 주식시장의 속성이란 점을 되새겨 볼 때입니다. 입력시간 2000/12/03 20:4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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