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통합과 경청을 시정의 핵심으로 삼고 일해 나가겠습니다."
권선택(사진) 대전시장은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이후 6개월은 민선 5기에 마무리짓지 못한 사업들과 논란이 됐던 사업들을 정리하면서 민선 6기의 새로운 기틀을 다진 시기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시장이 통합과 경청에 방점을 둔 것은 사업추진 과정의 불필요한 갈등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권 시장은 지난 해 취임과 함께 전임 시장의 대표적인 사업에 대해 재검점에 나섰다. 사업성이 떨어지고 불필요한 사업은 과감하게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교체했다. 이러다 보니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여론이 갈리고 논란이 커지면서 적잖은 고민에 빠진 적도 있다. 대표적인 게 노면전철(트램) 논란이다. 전 임시장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을 자기부상 고가열차방식으로 추진했지만, 권 시장은 트램 방식이 더 타당하다고 봤다. 실제 자기부상 고가열차방식은 도심에 고가도로를 세워 노선을 만들어야 돼 미관을 해치는 데다 재정여건이 빠듯한 대전시로서는 건설비용도 부담이었다. 대신 트램은 경제적인데다 장애인과 노약자들의 접근도 쉬워 대중교통 편의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컸다. 권 시장은 지난 6개월간 수십차례 여론을 듣고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후 작년 말 트램방식으로 최종 결정했다. 전임 시장의 사업을 180도 뒤집는 결정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권 시장은 대전시의 미래를 위해서는 자신의 선택을 밀고 나갈 수 밖에 없었다. 권 시장은 "대전의 미래세대를 위한 결정이며 이를 통해 도시의 틀을 바꾸고 대중교통의 혁명을 일으키고자 한다"며 "트램방식의 단점은 계속 보완해 대전이 세계적인 트램명소로 거듭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트램방식으로 결정은 났지만, 여전히 여진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권 시장은 시민통합과 경청을 더 강조하고 나섰다. 트램논란 등으로 갈라진 여론을 봉합하고, 다른 사업추진 과정에서도 여론을 더욱 경청해 소모적인 논란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권 시장은 그러나 자신의 선택에 대해 "100년의 역사를 가진 대전이 새로운 미래 100년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트램방식은 분명히 효과를 볼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 시장에게는 또 다른 고민거리가 있다. 충남도청이 충남 홍성으로 이전되고, 세종시가 만들어 지면서 대전의 인구가 153만명선에서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가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젊은층 인구가 유입이 필요한데, 현재의 대전시는 이를 유인할 대책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울산이나 부산 등 항만을 끼고 있는 것도 아니고,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정책적인 한계도 있다. 이같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권 시장은 올해 대전의 미래를 위해 초석을 다진다는 생각으로 경제활성화와 원도심 개발 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일자리 창출은 서민의 삶과 직결된다"며 "일자리 창출 범시민 협의회 발족, 창조경제혁신센터 제2분소 개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설립, 산업단지 확충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때마침 도청이전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는 점은 호재다. 권 시장은 "시민의견을 수렴해 옛 충남도청사 부지에 시설이나 기관을 이전시키는 작업을 추진하고 이달 초 발족한 도심재생본부를 통해 구도심을 탈바꿈시키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반드시 찾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