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와 소득세 등 굵직한 세제 이슈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토지주택공사(LH)의 합병에 따른 법인세 과세이연과 이슬람채권(수쿠크) 발행 관련 법안의 통과 여부가 2월 임시국회의 관심사다. LH는 청산소득 법인세 등의 과세이연을 받지 못할 경우 6,100억원의 세금을 내야 하고 수쿠크의 발행근거가 마련되지 않으면 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이슬람계 자금의 국내 유치도 큰 타격을 받는다. ◇LH합병 세금, '과세이연 가닥'=LH는 청산소득 법인세와 합병차익 법인세 등에 대한 과세이연 특례가 지난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서 6,100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공기업선진화 일환에서 합병됐지만 과세특례는 '형평성'문제로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월 국회는 이를 구제해주기로 가닥을 잡았다.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2월 국회에서 LH의 합병과정에서 발생한 세금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나중에 더 큰 세금을 막을 수 있다"면서 통과 필요성에 공감했다. 과세특례는 현재 서병수 의원안으로 제출된 LH의 청산소득 법인세(3,500억원)는 과세이연으로 통과시키고 공사 측에서 요구했던 합병차익 발생에 대한 법인세(2,600억원)는 합병차익 평가기준의 변경을 통해 해소할 계획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의 한 관계자는 "LH가 통합과정에서 발생한 합병차익 산정의 기준을 바꿔 합병차익이 없는 것으로 새롭게 관련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그간 LH의 과세특례에 대해 반대의사를 지속적으로 개진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속단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슬람채권 발행, '반대 이유 약해'=수쿠크 발행은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법안이다. 중동 지역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수쿠크도 다른 채권과 마찬가지로 채권이자에 법인세ㆍ부가가치세ㆍ취득세ㆍ등록세를 면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SK C&C와 하나대투증권은 지난해 말 법안 통과를 전제로 말레이시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링깃 표시 수쿠크를 업계 최초로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법안이 국회에 발목이 잡히면서 이 같은 계획은 차질을 빚고 있다. 무엇보다도 수쿠크 발행이 금융거래 목적이라도 실물투자 형식을 빌려 이뤄진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이는 형식논리다. 영국 등 수쿠크 발행이 가능한 나라는 특례조치를 통해 세금 부담을 없애주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예외 적용을 통해 발행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정부나 국회의 설명이다. 재정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이 테러자금 유입 가능성과 특정 종교에 대한 특혜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이 통과되고 있지 못한 실제 이유를 설명했다. 2월 국회에서는 법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반대 이유 논리가 약한데다 국회가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를 막는다는 등의 여론이 부담이라는 것이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만 수쿠크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잘못된 이해로 반대여론이 있었다"면서 "국회 통과의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