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도 불구 남녀 직원간 직급에 차별을 두는등 남녀 차별 사례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지난15일 개점 20주년을 맞아 롯데백화점 입사순위 1번 사원에 관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이 여직원은 20년간을 근속하고도 직급이 사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유통업계 1위업체인 롯데의 경우 타업체보다 남녀 차별이 더 심해 총 5,500여명 가운데 여성 과장은 대졸 출신 1명, 고졸 출신 1명에 그치고 있다.금강개발이 운영하는 현대백화점의 경우 여성 2,398명, 남성 2,135명(계약직 포함) 가운데 여성 대리는 11명, 과장은 8명으로 전체 여성의 1%도 채 안되며 전체 직원으로 따지면 0.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백화점 부문 총직원 2,010명 가운데 여직원은 절반이 넘는 1,029명이나 이중 초·중급간부는 대졸 과장 2명, 대졸 대리 4명, 고졸 대리 12명으로 전체 직원의 1%에도 못미치고 있다.
미도파백화점 역시 마찬가지. 총직원 700여명가운데 여사원이 368명이지만 대리가 8명(1.1%)에 그치고 있다. 대졸 공채 사원도 남녀 차별이 있어 남성은 3급, 여성은 5급부터 시작한다.
이같은 사실은 상업노조연맹이 지난97년 조사한 백화점 현황에서도 입증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B백화점의 경우 고졸여성은 6급, 고졸남성은 5급으로 입사,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배된다」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S백화점의 경우 고졸 남자사원→보조 판매담당직→판매담당직→대리→과장의 승진체계가 적용되지만 고졸 판매직 여사원에게는 해당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백화점측은 『백화점 영업이 육체적으로 힘들다보니 여성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경영층의 인식』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21세기를 앞두고 유통업이 시스템 사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백화점업계가 남녀 직원의 승진등에 차별을 두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효영기자H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