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자회담’ 한반도 평화 초석 기대

오는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국ㆍ중국ㆍ북한의 3자 회담은 `존경하는 지도자`김정일이 6개월 전 핵무기 개발이라는 극단적인 정책을 펴기 시작한 이후 첫번째로 들린 좋은 소식이다. 지금 단계에서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충격과 공포`작전이 은둔적인 스탈린식 독재자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게 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지난 주 북한이 더 이상 그들의 핵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에 바로 이어 3자 회담을 갖기로 했다는 뉴스는 좋은 신호들이다. 나중에 러시아와 일본, 한국을 포함할 수도 있는 다자 형식의 회담은 북한이 비타협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워싱턴을 협박할 위험을 줄여주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중요한 외교적인 성과이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기로 했다는 것은 새로운 지도자 후진타오 하에서 중국이 고집 센 그들의 동맹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고 나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이라크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중국에게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나오도록 도와줘야 된다는 점을 설득해왔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을 동북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막는 유용한 안전판으로 간주해왔던 중국은 이러한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중유 공급을 방해하면서 평양에 대해 압력을 가하는 것은 결국 북한 체제를 굶겨 죽게 만들 것이라는 인식이 넓게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잠재적으로 베이징의 역할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급성장하고 있는 경제분야 뿐 아니라 이 지역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에서도 중국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다.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예측 불가능한 국가 중 하나다. 북한은 한국을 파괴시키기 위해 재래식 무기로 무장을 하고 있고, 빈곤에 허덕이면서도 주민들은 정부를 지지하도록 세뇌돼왔다. 북한은 지난 94년 미국의 에너지 지원을 대가로 핵무기 생산활동을 포기한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그 약속을 깨뜨렸고, 고의적으로 핵무기 제조 능력을 과시하며 위기를 고조시켰다. 우리는 무엇이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를 야기했는지 알 수 없다. 아마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이 성공하지 못했을 수 있다. 혹은 미국의 바그다드 공격을 보여주는 TV 화면들이 평양의 생각을 바꾸게 했을 수도 있다. 평양이 회담에 나오겠다는 동의가 곧 그들의 핵무기 야심을 포기했다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북한은 과거 거짓말을 자주해왔다. 다음 주 시작되는 회담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평양은 더 이상 위기를 증폭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핵 재앙의 위험은 수그러들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 4월1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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