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이 우려되는 대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돈 벌어 빚 갚기에도 벅찬 대기업집단(주채무계열)이 증가해 기업 부문의 부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이 27일 발표한 '2010 국내외 금융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41개 대기업집단 중 올 들어 3ㆍ4분기까지 이자보상배율이 1에 못 미치는 곳은 12개였고 이 중 7곳은 마이너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대기업집단은 7곳(0 이하 2곳)이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을 나눈 것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준다.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라는 것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보다 갚아야 할 이자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중소기업 역시 이자보상배율이 급격히 나빠졌지만 이들 기업의 차입금은 전체의 8.2%에 불과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연구원은 진단했다.
연구원 측은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지분 관계를 통해 서로 연결돼 있어 한 기업의 부실이 다른 기업의 동반 부실로 파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은 한편 선진국 국채시장의 불안정성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 측은 "경기 부양을 위한 선진국들의 국채 발행이 늘면서 이들 국채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떨어질 경우 신규 발행이나 연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최근 신용평가회사들의 잇따른 경고를 감안하면 내년 중 일부 선진국의 신용등급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