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여성 25∼34세 경제활동 48% 불과/통계청 보고서

◎결혼·출산이유 노동시장서 조기 퇴장/보육시설 절대 부족,재취업 엄두 못내/월평균 임금 남성의 60% 수준 “성차별”『아이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4년전만 해도 중견기업 전산실에서 전문인력으로서 활동하던 김모씨(31·여)는 4년전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갓 태어난 아기를 믿고 맡길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보모를 구하고 금융기관 전산직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게 그로부터 1년 뒤. 그러나 두번째 직장마저 둘째아기의 출산과 육아문제로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여성고용의 현황 및 과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25∼34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8%에 불과하다. 60%인 일본이나 75%인 미국에 비하면 두드러지게 낮은 편이다. 특히 여성 취업인구중 관리·전문직과 사무직 근무자는 11.2%에 그쳐, 32.3%에 달하는 미국의 경우와 매우 큰 대조를 이룬다. 이는 우리나라 고학력 전문여성인력이 결혼, 출산 등의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조기퇴장하는데 기인한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특히 보육시설의 절대적 부족은 출산후 여성의 재취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95년도 보육시설수는 9천개소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2만2천개소를 웃도는 일본에 비해 현저히 뒤진다. 또 보육시설에 위탁하는 아동 비율도 일본이 22.7%인 반면 우리나라는 7.2%에 그친다. 여성의 사회활동에 문제가 되는 것은 육아와 가사문제 뿐만이 아니다. 케이블TV 방송국에서 근무하는 신모씨(24·여)는 현재 한달 봉급이 76만원선. 남자사원과 마찬가지로 상오 2∼3시까지 근무하는 날이 부지기수인 신씨는 요즘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유는 남녀간 봉급차별 때문. 입사동기인 남자사원들의 경우 신씨보다 7만∼15만원가량 월급이 많다. 그래도 남자사원 월급의 80%가량을 수령하는 신씨는 비교적 차별을 덜 받는 셈이다. 재경원이 발표한 96년판 경제백서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전년대비 13%가 상승한 82만3천원으로 월평균 1백38만2천원인 남성근로자 임금에 비해 60%에도 못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남성에 대한 여성 임금의 비중이 93년 56.7%, 94년 58.4%에 이어 95년에는 59%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아직 직장에서 여성이 받는 대우는 남성에 비해 훨씬 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신씨는 『봉급도 적은데다 결혼하면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어 여성으로서 직장생활에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신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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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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