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르포] 정상가동 들어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모든 장비 정상" 직원들 긴장속 분주

6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S라인 공장에서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평상시와 다름없이 시스템 LSI 생산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3일 사상 유례없는 정전사태로 일시 가동이 중단됐던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S라인(시스템LSI) 공장. 6일 오전 찾은 이곳에서는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케이스에 담긴 웨이퍼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웨이퍼를 확산(defusion)ㆍ식각(etching)ㆍ화학증착(CVD)하는 장비들 앞에는 정상적인 작동상태를 알리는 초록색 불과 웨이퍼가 이동 중임을 알려주는 노란색 불이 연달아 반짝이고 있다. 50여대의 장비 가운데 시급한 정비를 요구하거나 오작동을 알려주는 붉은색 등이 켜진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삼성전자가 정전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내외신 기자단에 공개한 기흥 생산라인은 일단 외형상으로는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분주히 오가는 현장인력들의 눈빛에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는 단기간에 정상 가동에 들어간 삼성전자의 남다른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처음 정전이 됐을 당시에는 형광등이 모두 나가고 장비들이 일제히 붉은색 등으로 바뀌어 당황했습니다. 그러나 무정전전원장치(UPS)와 자가발전 등으로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설비에 전원이 바로 공급되면서 전원공급이 재개될 때까지 4시간여를 장비훼손 없이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최창식 삼성전자 시스템LSI 제조센터장(부사장)은 아직도 긴장을 감추지 못한 표정으로 정전사태 당시를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제조공정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당시 기준온도인 23도와 습도 45%를 유지하기 힘들어 애를 먹었다”고 사고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S라인 공장의 경우 3일 오후2시30분 정전사고가 발생, 4시간10분 만인 오후6시40분에 전원이 공급돼 4일 오전4시30분에 라인이 완전 정상화됐다. 최 부사장은 “사고 발생 당시 장비 내에 투입돼 작업 중이던 웨이퍼 가운데서도 상당 부분은 재처리(re-work)를 통해 살려냈다”며 “대기상태에 있던 제품들은 캡으로 안전하게 보관돼 있어 피해를 면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일단 8월 생산목표를 변경하지 않고 생산성 향상으로 버텨낸다는 방침이다. 24시간 가동되는 라인의 특성상 웨이퍼 투입량을 늘릴 수는 없지만 수율을 극대화해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처하겠다는 얘기다. 회사 측은 웨이퍼 폐기에 따른 재료비와 매출 손실, 미예측 부분을 감안한 잠재적 손실을 포함해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액이 400억원을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데다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이나 구체적인 투자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일각에서 이번 사태의 후유증이 이래저래 오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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