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과 정부의 자본유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경우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3일 ‘환율상승, 추세전환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원ㆍ달러 환율 상승을 추세전환의 시발점이라고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미 금리인상과 자본유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경우 환율이 상승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ㆍ유럽 등의 금리인상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미국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경우 국제투자자금이 미국으로 이동,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또 우리 정부의 외환정책 변화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해외투자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유출에 대한 규제완화는 국내자본의 해외유출을 촉진시켜 원화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당국 및 딜러들도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강력한 개입으로 1,000원대를 사수한 환율이 상승국면으로 돌아서 지난 3월30일 1,023원60전까지 오르며 ‘한국은행(BOK) 쇼크’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물론 1,020원대가 하루 만에 무너지며 1일에는 1,010원대마저 붕괴되는 급락세를 보였지만 이는 단기적인 현상이며 1,000원대가 붕괴되기는 힘들다는 것.
이정욱 우리은행 과장은 “일본경제가 부진하고 미국금리의 추가 인상이 확실시되는 만큼 환율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의 양상은 일시적이며 1,000원이 다시 깨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환율상승을 저지해오던 기업체들의 수출대금 물량과 총 4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외국인 주식배당액의 해외송금이 팽팽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