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T컨버전스시대 열렸다] 휴대폰

카메라 기능부터 MP3·게임·은행업무까지<BR>유비쿼터스 사회 선두주자 역할<BR>끊임없는 기술개발로 'IT중심' 자리잡아<BR>'손안의 TV' DMB폰 대중화도 시간문제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은 미래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회의 중추로 주저없이 휴대폰을 꼽는다. 통신과 방송의 장벽이 허물어지는가 하면 유ㆍ무선 통신이 뒤섞이고 모든 디지털 기기가 통합되는 융ㆍ복합화의 중심에 휴대폰이 있다는 것이다. 휴대폰 업체 사장의 당연한 주장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휴대폰이 우리 시대의 ‘컨버전스’라는 화두를 최선두에서 이끌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이 같은 휴대폰의 컨버전스 흐름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앞장서 주도하고 있다. 그 한가운데에 삼성전자ㆍLG전자ㆍ팬택계열 등 우리 기업들의 숨가쁜 기술개발 경쟁이 자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못하는 게 없는 휴대폰=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가 전부였던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휴대폰의 컨버전스는 시계ㆍ전자계산기ㆍ달력ㆍ녹음기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2002년 하반기 처음으로 카메라를 장착한 휴대폰이 나오면서 비로소 휴대폰의 ‘IT 천하통일’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휴대폰 카메라의 성능이 점차 좋아지면서 휴대폰은 캠코더 기능까지 겸하게 됐고 디지털 음악의 제왕으로 떠오른 MP3 플레이어의 영역까지 야금야금 잠식했다. 모바일뱅킹 기능이 들어가면서 휴대폰은 ‘주머니 속의 은행’ 역할까지 도맡았고, 뛰어난 3D 그래픽 처리기능을 갖춘 게임폰은 휴대용 게임기도 부럽지 않은 정도가 됐다. 가정의 가전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홈네트워크의 허브와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통한 길찾기 등 텔레매틱스의 첨병 역할도 휴대폰의 몫이었다. ‘웰빙’ 바람과 맞물려 운동량이나 혈당, 스트레스 등을 체크할 수 있는 헬스캐어폰까지 등장했다. 상대의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는 화상전화 WCDMA폰과 이동 중에도 고화질 TV 시청이 가능한 DMB폰도 이미 선보여 시장이 활짝 개화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카메라폰 화소경쟁= 국내 휴대폰 3사가 2002년부터 치열하게 벌여온 카메라폰 화소 늘리기 경쟁은 현재 잠시 숨고르기 중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500만 화소폰은 아직까지 세계 어느 메이커도 근접치 못한 ‘전인미답’의 경지를 지키고 있다. 최근엔 300만ㆍ500만 화소 카메라폰으로 찍은 사진의 화질이 동급의 디지털카메라에 못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기도 했다. 삼성전자ㆍLG전자ㆍ팬택계열은 올 상반기 중 400만~600만 화소폰을 경쟁적으로 출시한 뒤 하반기에는 700만화소의 고지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500만 화소 카메라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 과연 시장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됐지만 100만원에 육박하는 초고가에도 불구하고 수만 대나 팔려나가며 이 같은 우려는 거의 사라졌다. 가까운 미래에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전문가용 디지털카메라만이 채택했던 1,000만화소급 이상의 이미지센서를 갖춘 카메라폰도 등장할 전망이다. ◇MP3폰 용량을 늘려라=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벌어지는 저장용량 늘리기 경쟁은 MP3 플레이어를 흡수한 휴대폰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최대 6GB의 하드디스크를 채택한 MP3 플레이어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세계최초로 1.5GB짜리 미니 하드디스크를 채택한 삼성전자 휴대폰이 최근 출시됐다. 1.5GB는 5MB짜리 MP3 음악 300곡을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하드디스크 타입이 아닌 일반 MP3폰도 외장 플래시 메모리를 꽂아 최대 1GB까지 자유롭게 늘릴 수 있는 제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일반 휴대폰의 메모리가 수MB에 불과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엄청나게 빠른 진화의 속도를 실감할 수 있다. ◇‘손안의 TV’를 잡아라= 올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열릴 예정인 DMB 시장은 휴대폰 업계에도 ‘황금어장’이 될 전망이다. 위성DMB와 지상파DMB가 각각 5월과 연말께 본 방송을 시작하면 손안의 TV가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70만~80만원대로 예상되는 DMB폰 가격이 걸림돌이지만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업계가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일 경우 가격은 내려갈 여지가 많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핵심부품인 DMB칩을 잇따라 개발해냈고, 팬택계열과 SK텔레텍 등도 손안의 TV 시대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휴대폰 개발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위성DMB의 본방송에 맞춰 경쟁적으로 제품을 쏟아낼 예정이다. 지상파DMB폰의 경우에도 삼성ㆍLG전자 등은 이미 시제품 개발과 시연까지 끝내고 방송일정에 맞춘 출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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