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조흥銀 '조용한' 마지막 창립기념식

국내 최고(最古)의 은행인 조흥은행이 17일 서울 강남별관에서 개최한 '창립 109주년 기념식'은 그야말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지난해 사상최고의 실적을 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축제의 자리가 될 수도 있었지만 오는 4월 신한은행과의 통합으로 조흥은행의 이름으로는 마지막 창립기념일이되기 때문이다. ◇ '마지막' 기념식..조용한 분위기 은행 업무시간전인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된 조흥은행의 이날 행사는 오는 4월통합은행 출범을 앞두고 마지막 창립기념식이라는 점에서 시종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국민의례, 약사(略史)보고, 은행장 축사, 근속사원 등 표창, 행가제창, 다과회등의 순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최동수 행장을 비롯해 500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해 예년과 다를 바 없었지만 우울한 분위기는 감추지 못했다. 최 행장도 기념사를 읽으며서 차분한 목소리를 유지했으며 직원들의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지난해 실적호조와 과거 은행 역사 등을 거론하는 부분에서는 애써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은행 관계자는 "참석자수가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많았고 본점은 물론 전국 각지점에서도 방송을 통해 기념식을 듣도록 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예년과 달라진 것이없다"며 "그러나 분위기는 달라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최 행장, 통합은행 성공 강조 이날 행사에서 최 행장은 주로 통합은행의 성공을 위해 직원들이 협조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아울러 마지막 창립기념일이라는 점에 대한 직원들의 아쉬움을 감안한 듯 과거조흥은행의 역사를 거듭 언급하면서 통합 신한은행의 존속법인이 조흥은행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행장은 기념사에서 "아직 섭섭한 마음이 남아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 모두 털어버리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표면적으로 조흥이라는 이름은 역사속으로 사라지지만 존속법인은유지되는 만틈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로 표현되던 조흥은행의 위상은 통합은행이 고스란히 이어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917년 포브스지에 의해 뽑힌 미국의 100대 기업 가운데 70년후까지 자리를 지킨 기업은 18개에 불과했다"며 "성공은 커녕 생존하는 자체도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런 의미에서 창립 109주년을 맞이한 조흥가족의 한 사람으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 통합 신한銀 나이는 몇살 오는 4월 통합은행이 출범함에 따라 조흥은행 직원들은 이날 행사와 4월 창립(출범)기념식 등 올해는 두번의 창립기념식을 치르게 됐다. 통합 신한은행의 존속법인이 조흥은행으로 정해졌지만 지난해말 신한-조흥 통합추진위원회가 두 은행의 합병등기일을 창립기념일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오는 7월 7일 24주년 창립기념식 행사를 개최하지 않기로했으나 내년 4월 1일 창립기념식에서 '110주년'으로 할지 '1주년'으로 할지는 아직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존속법인이 조흥은행이긴 하지만 통합은행 1주년 기념식이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출범까지는 한달여가 남아있기 때문에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조흥은행 직원들은 전통을 고려해 존속법인을 조흥은행으로 정한만큼 내년 행사는 110주년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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