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화의인가를 받았던 진로종합유통이 화의조건을 지키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법원으로부터 화의인가를 받은 기업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서울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규홍·李揆弘부장판사)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화의인가 결정을 받았던 진로종합유통이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자금압박을 받아오던 진로종합유통은 화의인가후 구사주 경영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며 회생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화의인가시 채권자들에게 제시했던 화의조건을 지키지 못하게 되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진로종합유통은 채권자들에게 아크리스 백화점, 의정부 소재 진로백화점, 남부터미널,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등을 매각해 지난해 연말까지 모든 채권자들에게 부채를 갚아주겠다는 조건을 제시,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법원의 화의인가 결정을 받았었다.
화의신청 당시 진로종합유통은 모두 1조880억원의 부채를 지고있었으며 부채를 갚기위해 아크리스백화점등 5곳의 부동산을 9,000여억원에 매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동산경기의 장기침체등으로 매각이 어려워 채권자들과의 채무변제 약속을 지킬수 없게됨에따라 차선책으로 법정관리신청을 하게된 것이다.
이에대해 법원관계자는 『화의인가를 받은 기업이 제대로 인가계획을 지키지 못한 만큼 법정관리를 신청한다고해서 기업회생이 가능할지는 두고볼 일이다』면서 『앞으로 법정관리 개시결정 여부를 더욱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화의=도산에 직면한 기업이 법원의 감독아래 채권자들과 빚 변제계획(화의조건)에 대해 합의한 뒤 법원의 인가를 받는 절차로 구사주가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하며 회생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법정관리와 다르다.【윤종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