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영섭 우림건설 사장

최근 충남지역 신문지상에 `우림건설`이란 이름이 심심찮게 오르내린다. 충남논산 계룡신도시 금암지구에 우림건설이 이 달 말 분양 예정인 아파트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림이 충남지역에 첫 분양하는 아파트인데다 정부의 `5ㆍ23 조치`이후 썰렁해진 충남 분양시장에서의 성공여부가 지역 건설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 주변의 걱정과 달리 심영섭(47) 우림건설 사장은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무엇보다 우림건설이 그 동안 쌓아온 소비자들의 신뢰가 분양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더욱이 투기과열지구에 포함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북에 연고를 두고 임대아파트를 주로 공급해오던 우림건설은 창업 11년 만인 지난 93년 경기 용인신갈에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과감히 사업영역을 수도권으로 넓혔다. 그 동안 용인, 광주, 김포 등 수도권 공급한 아파트만 1만3,000가구. 지난 2001년 `빛의 예술`이라는 의미로 개발한 `루미아트(Luminal Art)`라는 브랜드도 인지도가 높아져 서울 동시분양에도 성공리에 분양을 마쳤다. “서울ㆍ수도권 시장을 두드릴 당시 지방 신작로보다 3~4배는 넓은 강남대로를 보고 두려움 보다는 드넓은 시장에 대한 흥분이 앞섰습니다. 수도권 건설시장은 지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점에서 앞으로 수도권시장을 다지면서 행정수도 후보지역 등 개발기대감이 높은 지역으로 사업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최근 우림건설은 고속성장을 거듭하면서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 6,800억원에 이어 올해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01년 매출이 3,000억원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매년 2배의 가까운 성장을 이룬 셈이다. 브랜드가 알려지면서 올해 수주액은 지난해 6,000억원의 두배에 달하는 1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궈냈지만 심 사장은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이제 외형적인 성장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더욱 힘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앞으로 2~3년 동안 인재육성, 기술 및 신상품개발 등 지속성장을 위한 첨단경영시스템을 내부적으로 구축하는데 전력을 쏟을 계획입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에 따른 심리위축,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불안감 등 건설시장의 악재들이 상존하고 있어 하반기 영업환경 변화에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건설경기가 밑바닥을 기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게 심 사장의 생각. 오피스텔등 경기변동에 민감한 상품은 개발을 자제하고 재건축 등 도급사업도 수익성이 확실한 단지만 골라 추진하는 선별수주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수도권에서 시공사 의뢰가 들어왔지만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 2~3곳의 사업은 단호히 포기했다. “국내 건설시장은 90조원 안팎에서 최근 5~6년간 성장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어 당분간 전체 건설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은 다소 한계가 있습니다. 오히려 건설업체는 10여년새 20배이상 늘어 업체간 경쟁을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무리한 사업확장보다는 수익성위주의 내실경영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심 사장은 이를 위해 편안한 주거공간을 실현할 수 있는 설계ㆍ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올 초 디자인 컬처본부를 조직, 단지 내부는 물론 신평면, 지붕 등 유럽풍 외관설계, 한국적 이미지의 조경설치 등 도시기능과 자연미를 어우러진 설계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부동산개발(디벨로퍼), 부동산금융 등 고부가 상품개발 사업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을 심 사장은 장기적 과제로 삼았다. “배워야 합니다. 국내업계가 언제까지나 시공기술과 몸뚱이 하나로만 버틸 수는 없는 일입니다. 선진 부동산개발 기술과 노하우를 속히 도입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영업구조의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지요” 심 사장은 최근 싱가포르, 미국등지의 유수 부동산개발회사 및 컨설팅사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 디벨로퍼를 육성, 우림을 디벨로퍼 전문업체로 탈바꿈 시켜 향후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란 게 심 사장의 설명이다. “일부 선진국 디벨로퍼, 컨설팅사는 금융ㆍ개발ㆍ관리분야의 축적된 기술과 아이디어만으로 국내서도 수 천억원의 수익을 단숨에 올리는 사례가 많습니다. 앞으로 정체된 건설경기를 국내 건설업계가 타개하는 길은 이 같은 분야에 경험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입니다” 심 사장은 욕심이 많다. 회사규모가 일류가 되지 못하더라도 임직원의 자질과 회사역량을 충분히 지원할 경영시스템은 일류가 될 것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21년간 건설업에 몸담아온 심사장의 열정을 읽을 수 있다. ■ 경영철학과 스타일 심영섭 우림건설 사장이 강조하는 경영의 원칙은 `서로에 대한 존경과 나눔`이다. 조직의 힘은 각 개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구성원이 서로를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대우하는 가운데 발휘된다는 게 심 사장의 지론. 능력 있는 임직원은 업계 최고수준의 대우를 해주며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우림에는 매주 하루씩 2~3시간 늦게 출근할 수 있는 `게으른날(lazy day)`이 있다. 이는 직원들이 업무의 완급을 조절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특히 우림은 이미 나눔의 실천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직원 대부분이 지난해부터 급여 1%를 떼내 사회복지시설,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하고 있고 회사도 지난 96년부터 수익의 1% 이상을 꼬박꼬박 사회에 환원해왔다. 각 현장별 주변의 독거 노인, 소년소녀가장 등에 생활비도 보조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은 단순히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보다 오히려 조직원들이 나눔의 실천을 통해 결속력을 높이고 즐거운 일터로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이밖에 시 낭송이 있는 월례회, 임직원 문화이벤트참여 지원 등은 심 사장의 `문화감성 경영`과 맥을 같이 한다. 최선을 다하는 조직원에게 부와 즐거운 일터를 함께 안겨주는 `직원만족` 경영을 실천하는 것이 심 사장이 품고 있는 결코 소박하지 않은 꿈이다. ◇약력 ▲56년 전북 익산 출생 ▲76년 원광고 졸업 ▲80년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졸업 ▲83년 우림건설 전신인 이도건설 설립 ▲93년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 전북지회 이사 ▲97년 주택건설의 날 대통령상 수상 ▲98년~현재 대한주택건설협회 중앙회 이사 ▲2003년 현재 우림건설, 우림산업개발 대표이사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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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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