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7월 1일] 송영길 시장의 선택

인천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의 개ㆍ폐회식이 열릴 주경기장 신축 문제로 시끄럽다. 여야 정치권과 주민들의 반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7월1일 취임하는 송영길 시장이 시의 재정상태를 고려해 서구 연희동에 주경기장을 신축하는 문제와 대회 개최 이후 활용 방안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송 시장은 지난 6월27일 당선자 신분으로 쿠웨이트를 전격 방문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과 마라톤 협의 끝에 문학경기장을 증축해 사용해도 좋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여야 정치권은 시민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인천의 미래가 달린 중대한 문제를 OCA 회장과 합의한 것이 송 시장이 강조한 '소통하는 자세'가 아니라며 시장 개인이 마음대로 추진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실 아시안게임 개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의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하자는 주장은 대회 유치 초기부터 있었다. 그러나 인천시는 인천 북부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서구 연희동 일대에 7만석 규모의 경기장 건립을 추진해왔다. 문제는 서구 주경기장 신축이 무산될 경우 인천지하철 2호선(서구 오류동~남동구 인천대공원) 건설 등 주변의 다른 개발사업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총 사업비의 60%를 정부가, 40%를 시가 부담하는 인천지하철 2호선은 정부에만 의존할 경우 오는 2018년에나 개통이 가능하지만 시는 아시안게임 개최와 북부 지역 균형 개발 등을 이유로 지방채를 발행, 개통 시기를 2014년으로 앞당긴 상태다. 주경기장을 신축하지 않으면 시가 매년 1,000억원에 가까운 빚을 내면서 무리하게 개통 시기를 앞당길 명분도 약해져 현재로서는 인천지하철 2호선 사업 추진도 속도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은 최소한의 공사 기간을 감안할 때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착공해야 한다. 따라서 송 시장은 어떤 쪽으로든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 송 시장은 6ㆍ2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으로 당선된 뒤 첫마디로 "전임 시장 재임 기간 추진된 상당수 개발 프로젝트의 옥석을 가리겠다"는 입장을 천명해왔다. 따라서 서구 주경기장 신축 문제는 송 시장이 앞으로 갈등 조정과 지역 발전의 대안 제시 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정치권과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송 시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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