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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주류에 맞선 19세기 인상주의 미술
입력2008.12.19 17:54:10
수정
2008.12.19 17:54:10
■ 파리의 심판 (로스 킹 지음, 다빈치 펴냄)
| ▲ 에두아르 마네 '올랭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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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화가 장루이 에르네스트 메소니에(1815~1891)는 1860년대 최고의 그림값을 자랑했다. 나폴레옹 3세는 크림전쟁을 치르는 중에도 일반 노동자 연봉의 8배 값에 그의 그림을 샀을 정도. 연례 미술 전람회인 파리살롱에 내걸린 그의 작품 앞에는 특별경찰이 배치돼야 했고 그의 작품을 수집한 애호가들은 큰 이윤을 얻었으며 경매낙찰가는 연일 기록을 경신했다. 메소니에는 새로운 과학기술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과거의 향수를 화폭에 담았고 지난 시절을 추억하는 사람들이 이에 환호했다. 그와 달리 동시대 화가 에두아르 마네(1832~1883)는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비난과 모욕이 쏟아졌다. 마네는 변화하고 발전하는 당시의 '현대성'을 표현했고 빠른 붓질로 명암법과 원근법이 사라진 평평한 평면을 보였다. 이는 파격이었다. 어떤 때는 관람객이 휘두르는 채찍질로부터 그림을 보호해야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마네는 좌절하지 않았고 그의 걸작 '풀밭위의 점심식사'나 '올랭피아' 속 여주인공들은 당당하고도 도발적인 눈으로 관람객을 응시하고 있다. '당신이 보고싶은 것만을 보겠느냐'고 되물으며….
백년이 조금 지난 지금, 마네의 '풀밭위의…'은 파리 오르세 미술관의 대형 홀을 당당히 자치하며 현대미술의 선구자로 추앙받고 있다. 반면 메소니에는 그림은 커녕 그 이름조차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예술이든 학문이든 시대를 너무 앞서가는 사조나 경향은 사회적 인정을 받기까지 고통의 시간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주류 세력과의 자리다툼을 본의 아니더라도 치러야 하며 기성 전문가들의 혹독한 비평, 대중의 외면도 버텨내야 한다. '파리의 심판'은 19세기에 등장한 인상주의(Impressionism) 미술이 보수적 주류의 저항에 맞서 인정 받기까지의 과정을 소설처럼 풀어낸 미술사 서적이다.
한때 젊은 메소니에도 진보적인 세대로 그 시대의 보수세력을 경멸했으며 그토록 급진적이던 마네의 그림은 지금 우리의 눈에 또 하나의 전통이 됐다. 기술의 발달, 개인의 자유로 인해 급변하던 세계에 맞섰던 당시 예술가들은 '시각'에 대해 얘기하지만 독자는 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깨우치게 된다. 작가 로스킹의 철저한 고증과 묘사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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