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5월 23일] 경제난 가중시키는 고유가 충격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가 더욱 힘든 상황에 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133달러를 넘어섰고 국내 수입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도 123달러를 돌파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유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킨다. 물가상승은 소비위축을 불러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휘청대고 있는 세계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세계경제가 부진하면 우리의 수출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에의 직접적인 영향은 훨씬 심각하다. 경상수지와 교역조건을 악화시키고 우리 기업의 원가부담을 늘려 수익성과 경쟁력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석유화학ㆍ항공운송 업종은 경영에 비상등이 켜진 지 오래이며 자동차ㆍ해운 등도 걱정이 커지고 있다.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면 비용절감ㆍ구조조정 등 축소경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더욱 걱정인 것은 물가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억제 목표선인 3%를 훌쩍 넘어섰다. 물가가 오르면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로 소비여력이 줄어든다. 물가불안은 경기진작을 위한 재정ㆍ통화정책 등 정책운용을 어렵게 만든다. 물가상승의 고통은 서민층에게 더욱 커 사회불안을 야기할 수도 있다. 수출위축, 기업실적 악화, 가계의 소비 감소는 당연히 경제를 더 어렵게 할 것이다. 국내외 연구소와 투자은행들은 우리 경제성장률을 거듭 하향 조정하고 있다. 고유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투기자금 유입이 유가급등의 한 원인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수급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석유가 나지 않는 우리에게 뾰족한 대응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절약대책도 필요하지만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원ㆍ달러 환율까지 올라 유가상승 부담이 완충작용 없이 고스란히 국내경제에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정책의 재검토도 필요하다. 기업들은 기술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 및 고부가가치 제품개발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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