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냄새 나는 영상미 매력적연극계에서 제법 알려진 배우 경수(김상경). 잘 아는 감독만 믿고 영화에 출연했는데 흥행이 시원치 않다.
러닝 개런티를 부득부득 우겨 받아내는데 딸랑 100만원. 약속했던 차기작 캐스팅은 날아가 버렸다. 앞날이 막막하다.
글을 쓰는 선배를 찾아 춘천으로 내려간다. 자신의 팬이라는 여자(예지원)를 만난다.
무용가인 그녀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근사하다. 함께 술을 마시는데 그녀는 갑작스레"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요"하며 호감을 표시한다. 얼떨결에 선까지 넘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선배가 남몰래 좋아하던 여자다.
'이래도 되는 거야'하는 허탈감에 무작정 경주행 기차에 오른다. 옆자리 선영(추상미)이라는 여자는 자신이 출연했던 연극제목에 배역까지 얘기해 자신을 놀라케 한다. 선영을 무작정 쫓아 나선다.
홍상수감독의 네번째 작품'생활의 발견'은 그동안 그의 영화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웃음을 선사한다.
전작들과 달리 사람 냄새나는 생생한 삶의 현장으로 관객을 끌고 간다. 배우들이 보이는 멍청하고 엉뚱한 모습이 꼭 남의 것만 같지 않다는데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그 안에서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이 보인다. 남녀의 첫 만남에서부터 미묘한 심리전, 적나라한 베드신 등 내밀한 연애담이 매우 사실적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 추상미와 예지원의 러브신은 대단히 자연스럽고 대담하기까지 하다. 이들의 특별한 에로연기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작품이외에는 한동안 어려울 듯 하다.
아이비전 엔터테인먼트 출시. 18세 관람가.
박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