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세상] 최장수 주중대사가 엿본 중국의 속살

■김하중의 중국 이야기 1ㆍ2<br>(김하중 지음ㆍ비전과리더십 펴냄)


면적은 한반도의 44배, 인구는 30배에 달하는 중국. 고교 국사책을 펴면 역사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늘 빼놓을 얘기할 수 없는 이웃국가 중국. 과연 우리는 그 가까운 거리와 오랜 관계만큼 중국을 잘 이해하고 있을까.

저자는 책 첫 장부터 단호하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김 전 대사는 “한중 수교 21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한국인들은 중국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책과 교과서로 중국을 배우고, 또 같은 유교문화권으로 접근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오랜 기간 사회주의 국가체제 속에서 지내왔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기본적으로 중국을 이해하는 데는 모범답안도 없고 어떤 간접자료로도 다 설명할 수 없고 어제와 오늘이 다를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절대 속단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 2001년부터 2008년 이명박 정부 첫 통일부장관에 임명되기까지 6년 반을 재임해 ‘최장수 주중대사’가 된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1992년 주베이징 무역대표부에 있으면서 중국과 수교교섭에도 기여했고, 이후에도 주중대사관 정무공사ㆍ외무부 아시아태평양국장ㆍ청와대 외교안보보좌관 등을 거치며 지속적으로 중국과 관계를 이어왔다.


이 책은 총 두 권으로 1권인 ‘떠오르는 용, 중국’은 이미 2002년 중국어로 현지에서 발간됐고, 오히려 한국어판은 그 이듬해에 발간됐다. 1권은 중국의 사회ㆍ문화ㆍ정치 등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2권은 현직 외교관으로서 담을 수 없었던 일화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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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궁금해 할 중국의 장래에 대해서는 공산당 대체 세력, 경제발전을 유지할 동력, 노동자ㆍ농민의 불만 등 세 가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현재로서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천명한 대로 서방 정치모델을 답습하는 일은 없겠지만, 공산당 내부의 고민은 앞으로 더 절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권 자체는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하나의 일에 대해 공산당이 결정을 내리면 전 체제가 일사불란하게 힘을 집중하는 ‘거국체제’가 큰 효율성을 발휘할 것이라는 것이 첫째 이유다. 또 석탄ㆍ석유 등의 자원은 물론, 풍부한 인적자원도 무시 못할 이유다. 게다가 현 기득권층의 보수성을 감안해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한중 수교 이후 양국간의 교역액은 1992년 당시 63억 달러에서 2011년 2,206억 달러로 늘어났고, 이는 그간 최대 교역국이었던 미국ㆍ일본의 2011년 수치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그는 이 같은 교역규모와 더불어 양국에 불고 있는 한류(韓流)와 한풍(漢風), 그리고 중국 현지 유학생 중 한국인이 가장 많다는 점 등을 볼 때 한ㆍ중 관계는 더더욱 발전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권하는 중국인과 친해지는 법. 먼저 만날 때마다 가급적 중국어를 많이 사용하려고 애쓰고, 그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로 마음의 문을 열게 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자신을 낮추며 성실한 태도로 대하고, 자주 식사하고 신의를 지키돼 섣부른 비판으로 그들의 체면을 상하게 하지 말라고 덧붙인다. 비단 중국인을 대할 때만 강조할 내용이 아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임을 30여년 중국과 인연을 이어온 저자는 강조한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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