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홍석주 조흥은행장, 노조 ‘압박’ 정부 ‘원칙’에 시달려

조흥은행 노조가 전면 총파업 돌입에 앞서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들어간 17일 밤.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노조의 압박과 정부의 원칙대응에 시달리면서 숨가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노조가 서울과 경인지역 노조원들을 본점으로 집결하라고 명령하고 은행장실 점거에 들어간 시각은 이날 밤 7시께. 노조원들이 본점 7층 은행장실 앞에서 경찰병력과 점거한 채 농성에 벌이는 동안 허흥진 위원장을 비롯한 조흥은행노조와 한국노총 간부들이 홍 행장과 `담판`에 들어갔다. 상대는 홍 행장이었지만 노조가 겨냥한 대상은 사실상 정부였다. 홍 행장은 허 위원장과의 장시간 단독면담을 통해 파업 철회를 설득했지만 먹혀 들지 않았다. 이 후 노조측은 밤 11시30분 께 지방에 비상대기 중인 노조원들에게 `파업 군장`을 꾸리고 전원 본점으로 집결하라는 지침을 내리는 등 본격적인 파업수순에 들어갔다. 홍 행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18일 새벽 1시30분께 은행을 단독으로 빠져 나와 모처에서 최영휘 신한금융지주 사장 및 예보 관계자와 만나 `3자 협상`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채 4시께 은행으로 쓸쓸히 돌아와야 만 했다. 이 때는 이미 노조원들 분위기가 상당히 격앙된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홍 행장은 마지막으로 이 때부터 오전 7시까지 노조측과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돌아온 대답은 `오전 9시 총파업 돌입`뿐이었다. 홍 행장은 이날 아침 기자와 만나 “한 숨도 못자고 잠깐 옷만 갈아입고 오는 중이다”라며 “밤샘협상을 벌였으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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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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