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8월 27일] '청년 창업' 관심과 지원을

#1. 2년째 부모님을 속이고 창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창업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루 빨리 성공해서 부모님의 이해와 지지를 얻고 싶어 조바심이 납니다.(A대학 K군)

#2. 3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힘들게 모은 3,000만원을 3개월 만에 모두 털어먹었습니다. 창업에 도전해 보란 듯이 성공하고 싶지만 실패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따갑고 재기를 위한 여건이 여의치 않아 주저하고 있습니다.(예비창업자 L씨)


대학, 취업률 높이기엔 한계

이는 지난 8월19일 제9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청년 기술ㆍ지식창업 지원대책'에서 제기된 참석자 발언내용 중 일부이다.

지금까지 필자는 각 지역 대학을 찾아다니며 생생한 창업 준비 현장을 둘러보고 청년 창업자들의 성공ㆍ실패의 원인을 확인했다. 또 그들이 진정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경청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위한 지원 대책을 고민해왔다.

대학 현장의 창업 열기는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미흡한 수준이다. 10명 중 9명은 청년 창업을 말리는 분위기이다. 그나마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도 주위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창업을 주저하고 있다.


청년창업 열기를 재점화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학생과 교수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과 의지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곁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대학의 노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대학들은 취업 위주의 학생지원 프로그램 운영으로 창업에 관한 문제는 상대적으로 홀대하거나 도외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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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학생들이 재능을 키우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면 이와 같은 취업률 올리기 일변도의 대학 운영으로는 목표 달성에 한계가 있다. 대학은 기존의 취업 지원과 함께 학생의 다양한 감수성과 창의성을 길러주는 청년 창업에도 관심과 지원을 쏟아야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또 한 가지,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성공의 요람'이 아니라 '실패의 요람'으로 알려져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0개 기업이 생겨나 99개가 실패를 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힘이다. 그리고 이 힘이 실리콘밸리를 세계적인 벤처 비즈니스 대표 지역으로 발돋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연대보증, 재도전 지원 프로그램 부재, 창업실패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청년 예비창업자의 도전정신과 열정을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실패가 성공의 자산이 되도록 재도전을 돕는 제도를 확충하고 이들을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이번에 마련된 정부의 '청년 기술ㆍ지식창업 지원대책'은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창업지원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실패 이후 재도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인식 바꿔 재도전 장려하길

하지만 유망한 청년 예비창업자를 발굴하고 성공적인 창업에 이르도록 하려면 잘 구비된 제도적인 장치만으로는 부족하다. 청년창업 문제는 제도나 시스템적인 문제이기보다는 창업에 대한 전국민의 기본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 나타난 범정부적인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발맞춰 청년 창업, 그리고 실패와 재도전을 따뜻한 응원의 눈길로 바라볼 수 있는 전국민의 인식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것이 우리 국민 모두가 청년창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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