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지표는 '성장' 체감경기 반영못해

체감성장률 3%대, 물가 9%대, 실업률 4% 육박기존 통계지표 경제실상 반영에 한계 노출

경제지표와 체감경기간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지표상으로는 지난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넘는 5.5%를 기록했지만 체감성장률은 3%대에 그치고 있고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실업률은 4%에 육박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가상승률도 3%대 중반이라는 발표와는 달리 실제론 9%대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발표하는 기존 통계지표가 경제실상을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어 거시정책을 세워나가는데 필요한 `나침반'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 체감성장률은 3%대..지표간 격차가 작년의 5배 2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GDP 성장률은 5.5%로 잠정 집계됐지만 이는 정보통신(IT)산업의 초호황이 낳은 통계적 착시로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성장률은 3.4%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4분기 IT산업의 성장률은 무려 28.1%에 달해 비IT산업 2.6%의 10배를 넘었다. 이에 따라 같은기간 GDP가 5.5% 성장하는데 3.2%를 기여했다. 그러나 IT산업(반도체.통신기기.사무.회계기기와 통신업)이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작년 기준, 한국은행 분석)에 그친다. 비IT산업에 종사하는 나머지 96.7%가 느끼는 성장률은 여전히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박사가 IT산업의 취업자 비중 3.3%를 가중치로 부여해 체감성장률을 다시 계산한 결과, IT산업 성장률은 0.9%(성장률 28.1%×0.033), 비IT산업 성장률(2.6%×0.967)은 2.5%로 체감성장률은 3.4%에 불과했다. 지표성장률과 체감성장률 사이에 무려 2.1% 포인트의 격차가 나는 셈이다. 이같은 격차는 작년 2.4분기의 격차 0.4%포인트(지표 2.2%, 체감 1.8%)의 5배,작년 한해의 격차 1.0% 포인트(지표 3.1%, 체감 2.1%)의 두배에 각각 달하는 것이다. 황인성 박사는 "IT와 비IT간, 수출과 내수기업간 경기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기존지표만으로 경제실상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수립 때 실제 현장과 경제구조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지표를 재해석해 경기판단의 오류를 줄여야한다"고 말했다. ◆ 체감실업률은 4% 육박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7월 기준 실업률은 3.5%이지만 체감실업률은 4%에 육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식적인 실업자 통계로는 잡혀있지 않지만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사실상 실업자로 볼 수 있는 구직단념자도 포함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구직단념자는 취업의사와 능력이 있으면서 지난 1년간 일자리를 구하려고 노력했지만 노동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일자리를 찾기를 포기한 사람이다. 지난 7월말 현재 실업자는 81만4천명이나 구직단념자를 포함하면 92만3천명에달하며 이를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2천356만4천명)로 나눈 실업률은 3.9%에 달한다. 여기에 취업상태가 불안한 임시직과 일용직의 비중이 각각 35.2%와 14.5%를 차지, 전체 임금근로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실업률은 훨씬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임시직 비중은 작년보다 0.5%포인트 늘었고 일용직은 0.2%포인트 줄었다. ◆체감물가는 9%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6%였지만 국무조정실 조사에서 나타난 체감물가 상승률은 그보다 최소 두배 이상 높았다.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 일반인 700명과 전문가 300명을 대상으로 물가안정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반 국민이 느끼는 물가상승률은 9.73%, 경제전문가들이 느끼는 물가상승률은 7.74%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일반인의 98%와 전문가의 98.3%가 통계청 물가와 소비자들이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물가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답한 점이다. 통계청은 `계절적 요인'을 들어 7월 4.4%에 이어 8월에도 4%를 웃돌 것이라고예상하고 있지만 고유가와 공공요금 인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국민들이 느끼는 물가상승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