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장현석(44) 씨에게 토요일은 늦잠 자는 날이다. 지난해 7월 회사가 주5일 근무를 시작했지만 장씨는 쉬는 날 특별히 할 일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토요일이 되어도 장씨만 회사를 가지 않을뿐 아이들은 주중과 다름없이 학교에 가고 아내는 아이들의 학원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장씨는 “정말 황금같이 소중한 시간이지만 공부하느라 바쁜 아이들을 놔두고 특별한 활동을 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하소연이다.
7월 1일이면 주5일 근무제가 공공부문, 종업원 300인이상 사업장 등으로 확대돼 더 많은 사람들이 주5일근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에게 토요일은 아직 ‘완전한’ 휴일은 아니다. 장씨의 예처럼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을 경우엔 넷째주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가족단위 여가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토요일은 일하는 아빠에겐 ‘밀린 잠 자는 날’, 일하는 엄마에겐 ‘밀린 집안일 하는 날’인 셈이다.
그렇다면 온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즐거운 토요일’은 언제쯤 가능할까.
현재 전국의 초ㆍ중ㆍ고교는 지난 3월 26일부터 월1회 주5일 수업을 하고 있다. 주5일수업 시범학교로 지정된 전국 290개 학교는 월2회 토요일 휴업을 실시중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주5일근무제가 2011년 전면 실시되는 만큼 그 전에 주5일 수업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실시 시기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우선 오는 9월중 공청회를 통해 교원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시범학교 운영사례를 바탕으로 주5일 수업제의 장단점 및 보완점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이를 토대로 11월경 월2회 주5일수업의 전국 확대 실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준순 교육부 교육연구관은 “부모들의 주5일 근무제가 완전 정착되기 전에 학교에서 주5일수업을 먼저 실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주5일수업제 실시에 따른 교육과정 보완사항 등에 관한 연구는 계속 진행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