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팔자” 기관 “사자”/일진일퇴 공방(기류)

◎외국인 순매도규모 연일 사상최고치/기관 매수우위 결의 22일 409억 순매수/ADB “한국경제 비관” 매물 홍수날까 걱정기아사태 해결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기미에도 불구, 외국인투자가들은 연일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따라 주식시장은 외국인투자가와 국내 기관투자가의 힘겨루기 양상을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21일 8백57억원을 순매도한데 이어 주가가 폭등한 22일에는 8백8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연일 하루 순매도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순매수우위 결의의 영향으로 21일 2백55억원, 22일 4백9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간의 공방전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한 종목에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21일의 경우 외국인투자가들이 순매도한 주요 종목을 보면 ▲한전(1백3만주) ▲LG전자(84만주) ▲한일은행(68만주) ▲국민은행(67만주) 등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기관투자가가 같은 날 순매수한 종목은 ▲한전(57만주) ▲국민은행(36만주) ▲LG전자(28만주) ▲한일은행(16만주) 등으로 외국인들이 파는 종목을 국내 기관들이 집중 매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2일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외국인들의 주요 순매도종목은 ▲LG전자(93만주) ▲한일은행(65만주) ▲한전(60만주) 등이다. 기관투자가들은 역시 ▲제일은행(61만주) ▲LG전자(36만주) ▲한전(27만주) ▲한일은행(22만주) ▲상업은행(12만주) 등을 순매수해 외국인과 정반대의 매매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힘겨루기는 23일 주식시장에서 본격화됐다. 전장까지만 해도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갔던 주식시장이 후장들어 외국인들이 중가우량주와 금융주 중심으로 매도물량을 늘려나가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기관들의 반발매수세로 주가가 다시 보합까지 올라선 후 되밀리는 상황이 반복된 것.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외국인과 국내 기관들의 일진일퇴 공방전은 결국 외국인들이 승부 열쇠를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의 줄기찬 매도가 거의 막바지에 달한 것이냐, 아니면 매도규모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지속적인 매도패턴을 고수할 것이냐의 여부에 따라 주가전망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의 매도물량은 그동안 환매요구로 대기했던 것이 주가가 상승하면서 유동성이 살아나자 일시에 매물화된 것인데 조만간 환매에 따른 매도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쌍용투자증권의 국제영업 관계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동남아국가의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당초 7%대에서 4∼5%대로 하향전망한 것처럼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판단을 바꾸지 않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의 힘겨루기 양상은 외국인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운신의 폭은 좁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정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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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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