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등돌린 北 달래기 '성의표시'

■ 최용묵 현대 경영전략팀 사장 사임<br>대북사업 갈등해소 결자해지 차원<br>내달 玄회장 방북앞두고 교통정리

최용묵 현대그룹 경영전략팀 사장의 사임은 대북사업을 둘러싼 북한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결자해지’ 차원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최 사장은 27일 전략팀 사장직 사임의 변을 통해 “그룹 분위기 쇄신과 남북경제협력사업의 합리적 운영을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퇴출을 전후로 불거진 북한과의 갈등 고조에 대해 누군가는 응분의 책임을 질 필요가 커졌다는 점, 북한에도 현대와의 관계개선을 위한 명분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 등등 다각도의 이해관계를 감안할 때 최 사장 스스로가 그룹의 경영전략 결정과정에서 물러나야만 북한이나 현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접점이라고 판단한 모습이다. 북한 역시 최 사장의 사임으로 현대로부터 ‘성의 있는 답변’을 얻었다는 점에서 남북경협사업을 둘러싼 경색 분위기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 회장 방북 앞둔 ‘자리정돈’=최 사장의 사임시점이 오는 11월 초로 예정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일정을 앞둔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룹 주변에서는 “현 회장과 북한 당국자간의 회동에 앞서 양측의 걸림돌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대로서는 북측이 요구한 김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복귀를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 사장의 사임은 현대가 북한에 현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성의 있는 모습일 수 있다. 북한 역시 지난 한달여간 김 전 부회장과 관련한 내부 감사보고서의 유출과 직위해임에 대해 이른바 ‘음모론’을 제기하며 책임 있는 ‘현대 상층부’의 일부를 퇴출시킬 것을 주장해왔다. ◇김윤규 카드 등은 아직 변수=다만 현대그룹은 최 사장의 용퇴 이후에도 북측이 요구했던 김 전 부회장의 복귀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여전히 진통거리는 남아 있다. 실제로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미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김 전 부회장을 복귀시킨다는 것에 대해서는 (현 회장의) 복귀불가 입장은 단호하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현대-북측간 감정의 골을 더욱 깊게 하고 있는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의 입북금지 문제도 변수다. 현대그룹은 대북사업의 주체인 현대아산의 최고경영자(윤 사장)가 11월 초로 예상되는 현 회장의 입북에 동행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북측이 최 사장과 더불어 윤 사장도 비난의 대상으로 ‘타깃팅’하고 있는 입장을 지속할 경우 현 회장의 방북을 포함한 대북사업 분위기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 관계자는 “현 회장의 방북에 앞서 윤 사장의 입북금지 조치를 풀기 위해 실무접촉을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북측의 반응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힐 수 없다”고 말해 쉽지 않은 대북협상의 분위기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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