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지적받은 패기부족

제2보(24~30)


박문요 4단은 조선족이다. 천야오예와 함께 영재스쿨 출신이다. 이번 국가대항전을 앞두고 실시한 선발전을 자력으로 당당히 주파해 선수로 선발됐다. 원래는 순위 16위 이내의 기사들끼리만 선발전을 치르는 게 중국기원의 방침이었는데 20위인 박문요가 나서게 된 것은 순전히 영재 조련사인 마샤오춘의 강력한 추천 덕택이었다. 박문요는 2005년 가을 LG배에서 왕리청과 박정상을 꺾고 4강에 올라 크게 각광을 받았다. 그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이 추천을 받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올해 18세. 키가 작고 어딘지 촌뜨기 같은 느낌을 주는 소박한 얼굴이다. 번뜩이는 재치보다는 성실과 균형감각이 돋보이는 스타일. 이세돌과 마주앉으니 우선 중량감에서 차이가 난다. 이세돌은 상대가 동포 소년이라는 것 때문에 투지가 일어나지 않았던 듯하다. 어디 한번 자네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라고 기다리는 부형 같은 심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백24로 걸쳐간 것이 바로 그런 심정의 소산이었다. 보통은 백에게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는 걸침이라는 김만수의 논평이 있었다. 흑29로 곱게 뻗는 것을 보고 김만수가 고개를 흔들었다. 패기부족이라는 것. 마땅히 참고도1의 흑1로 젖혀 흑11까지 외세를 쌓을 자리였다는 해설이었다. 물론 백은 12로 두어 별로 불만은 없고 바둑은 이제부터였을 것이다. 참고도1의 흑3으로는 참고도2의 3에 몰아 흑9까지로(7은 3의 오른쪽) 두어나가는 방식도 유력하다. 아직 백대마가 안형이 전혀 없는 곤마의 모습이라는 것이 이 코스의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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