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사상 최악의 참사가 발생하고 말았다.미국의 한 데이 트레이더(초단기 주식투자자)가 투자 손실에 불만을 품고 29일(이하 현지시간) 거래 증권사에 총기를 난사, 직원 9명을 살해한 뒤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트레이더는 이에앞서 가족 3명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식 투자로 일확천금을 거두겠다는 평범한 시민의 꿈이 결국 이같은 비극으로 막을 내린 셈이다.
경찰은 마크 바튼(44·사진)이 이날 오후 3시께 애틀랜타 금융가인 벅헤드 지역에 위치한 거래증권사인 올 테크(ALL TECH) 투자그룹 사무실에 들어가 45구경과 9㎜ 등 2정의 권총을 마구 쏴 4명을 숨지게 한 후 길건너 다른 증권사에도 총을 난사, 5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바튼은 이날 증권사 사무실로 들어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권총을 꺼내 무차별 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격을 가한 후 도주했던 바튼은 자신의 밴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바튼의 부인과 2명의 자녀 역시 며칠전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대변인은 증권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주식에 거액을 투자해온 용의자가 투자 손실에 격분해 이같은 난동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N방송도 용의자가 지난 4월까지 올 테크와 거래해 왔으며 흥분한 상태에서 총을 난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바튼은 평소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조용한 성격의 화학자였지만 지난 93년 발생했던 첫번째 부인과 장모의 살해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 증시가 사상 최고의 활황을 지속하는 가운데 터져나와 금융계 안팎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증시 활황 속에 숨겨져왔던 어두운 그림자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최근 들어 일반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좇아 앞다투어 데이 트레이딩에 뛰어들면서 일찍부터 이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려됐던 최악의 사태가 결국 현실화됐다면서 이번 사건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 제2의 바튼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 트레이더들은 하루에도 몇차례씩 주식을 사고 파는 투기적 행위를 일삼으면서 정신과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을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 데이 트레이더를 비롯한 증권시장의 투기적 행위에 대한 규제 여론이 더욱 거세지는 한편 당국의 강도높은 규제조치도 단행될 전망이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