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증권산업 구조조정 서둘러야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국내 증권회사들의 미흡한 구조조정과 잘못된 영업관행을 질타했다. 윤 위원장은 "중소형 증권사들은 경쟁력이 없는 분야에까지 뛰어들어 건전한 경쟁질서를 어지럽히기보다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전문시장이나 틈새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며 스스로 자기의 길을 찾아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이런 분야를 찾지 못한다면 여건이 그나마 호전된 현 상황에서 매각이나 합병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퇴출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증권산업의 현주소를 한마디로 압축한 말로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우리 증권산업의 경쟁력강화를 논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른 산업에 비해 국내 증권산업의 경쟁력은 크게 뒤지는 게 사실이다. 자본시장의 개방속도와 폭은 날로 빨라지는데 증권산업은 전근대적인 천수답식 영업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객의 수수료수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영업관행에서 비롯되는 비효율과 경쟁력약화는 우리 증권사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윤 위원장이 지적했듯이 대형 증권사들 조차 수익 가운데 75.5%가 수수료수입이 차지할 정도로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행태는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수입구조가 단순하다 보니 증권사간 경쟁은 치열하게 마련이고 각종 편법과 부당거래, 고객과의 분쟁이 계속되는 한계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외국 증권사들은 선진화된 금융기법은 물론 특화된 영업전략으로 전세계시장을 누비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 대주주들은 금융의 공적기능보다는 개인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해 구조조정을 저해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근대적인 경영행태가 발붙이기는 어렵게 됐다. 오는 2008년으로 예정돼 있는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과 선진 투자은행(IB)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면 경쟁력이 약한 국내 증권사들은 설 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권에 불고 있는 합병 등 구조조정바람이 증권산업에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태풍이 불어닥치기 전에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