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협상 순조…조만간 '석방 물꼬' 기대감

탈레반측 "한국정부와 대면협상 만족"<br>포로 맞교환 요구 기존 입장서 큰 변화<br>내부 혼선으로 시기는 다소 지연될듯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 석방이 탈레반 측의 내부 혼선으로 알려진 시기보다 다소 지연되고 있다.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은 애초 12일 오후(현지시간)로 예정했던 여자 인질 2명의 석방이 또 다시 번복된 데 대해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석방한다는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가즈니주 탈레반 지역사령관 겸 대변인인 아민 하드츠도 이날 “오늘 석방키로 했지만 문제가 생겨 되돌아갔다”며 “내일(13일) 아침까진 인질을 인계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의 혼선으로 다시 연기된 13일 오전까지는 일단 석방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석방을 번복시킨 그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해선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탈레반 측은 석방 취소의 의미는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한국인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압둘라 아부 만수르 사령관은 PAN 측에 한국 대표단과 협상 막바지에 문제가 생겼다는 입장만 밝혔다. 이와 관련, 미라주딘 파탄 가즈니주 주지사는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한국측이 11일 협상에서 ‘무언가’를 약속했는데 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석방이 늦춰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탈레반 측의 발언에 따라 남은 인질들의 석방에 물꼬가 트일 지 주목된다. 이 같은 관측의 근거는 지난 10일 처음 직접 대면방식으로 이뤄진 한국정부와 탈레반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데다 탈레반측이 협상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인 인질 피랍 26일째인 12일 한국정부와 탈레반은 세번째 대면협상을 갖고 한국인 인질 2명의 석방절차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탈레반측은 첫번째 대면협상을 가진 뒤 “탈레반 지도위원회가 매우 아픈 한국인 여성인질 2명을 선의의 표시로 조건 없이 석방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여성인질 2명을 피랍지역인 가즈니주의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에 넘겼다”고 밝혔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여성인질 2명을 선(先) 석방한다는 기본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며 10일 인질 석방방침을 재확인했다. 아마디는 특히 “사태가 빨리 해결되길 바란다”, “한국정부와 대면협상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국인 인질 2명을 살해하고 아프간 정부에 ‘포로’로 잡혀 있는 동료 수감자와 한국인 인질의 맞교환 석방조건을 고집해온 탈레반 대변인의 말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획기적인 분위기 반전이다. 그러나 아직 한국인 인질 석방을 낙관할 수만 없는 상황이다. 아마디가 이날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결정을 바꿔 여성 2명이 석방도중 되돌아 갔다”며 조건 없이 한국인 여성인질 2명 석방했다는 자신의 말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프간ㆍ파키스탄 부족장들의 모임인 ‘평화 지르가’는 한국인 인질 석방에 대한 공식적 언급 없이 테러리즘에 대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지난 10일 아프간 하원의원들이 지르가 모임에 한국인 피랍자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한 노력이 좌절된 셈이다. 따라서 한국인 피랍자들과 관련해 일말의 논의가 있을 것이란 기대는 헛된 바람이 됐다. 탈레반은 그동안 인질 석방 발표를 두고 잦은 혼선을 빚었다. 탈레반측은 지난달 25일 한국인 인질 8명을 석방키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주변에 아프간 정부측 전차가 배치된 것을 확인, 인질들을 데리고 본거지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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