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프로구단, 지역 커뮤니티 중심돼야


독일 월드컵 2006을 앞두고 ‘꼭짓점 댄스’가 유행 중입니다. 월드컵 축제분위기도 정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꼭짓점 댄스’의 유행이 월드컵 올림픽 등 국제적 이벤트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한국 스포츠의 꼭짓점을 예고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정부가 매일 같이 현란한 논리를 동원하는 ‘부동산 버블’이 오히려 스포츠에 적용될까 두렵습니다. 저는 한국 스포츠의 장래는 내셔널리즘 극복에 있다고 여깁니다. 국제 이벤트에만 집중하는 엘리트 스포츠로는 한국 스포츠 또는 스포츠 산업의 활성화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의 프로스포츠 특히 프로축구(K-리그)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합니다. ‘프로축구가 오히려 엘리트 스포츠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국의 프로축구는 지난 1983년 탄생했습니다. 당시 탄생의 가장 큰 배경은 ‘국위선양’이었습니다. 월드컵 등 A매치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위해서는 성인 선수들이 상시적으로 경기 경험과 실력을 쌓아갈 수 있는 프로팀이 존재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코리아 FC(국가대표) 2중대’로 프로가 탄생했던 겁니다. ‘전두환 정권’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졌습니다. 이에 따른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습니다. 1986년부터 6회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오히려 이런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이 K-리그의 발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K-리그의 팀 운영도 성적본위로 흘러왔던 것입니다. 이때까지는 엘리트 스포츠라 할 만합니다. 그런데 최근 K-리그는 정책 이념과 구단 운영의 틀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관심이 성적 위주였다면 이제는 14개 구단의 기반인 지역공동체를 향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짜고 있습니다. 프로축구연맹은 궁극적으로 각 구단이 그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클럽하우스나 홈 구장(인근)을 가족 스포츠 활동의 주된 무대가 되게 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애정을 심어주고, 자연스럽게 K-리그 경기장을 찾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K-리그는 축구를 통한 즐거움을 넘어 지역사회공동체의 행복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벌써 6년째 K-리그의 타이틀스폰서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삼성전자는 홍보효과와 함께 이 같은 K-리그의 이념에 공감해 동참하고 있습니다. 구단과 선수들의 지역밀착활동도 더 활발하게 진행할 것입니다. 유소년 클럽과 보급반 활성화, 지역사회공헌활동 강화를 비롯해 지자체, 지역 기업, 지역축구협회와의 협력체계구축 등이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이를 통해 각 구단과 지역사회가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내 지역 팀과 선수들이 생활의 일부가 되어 축구, 나아가 스포츠를 통한 지역사회의 행복을 지향합니다. K-리그의 이념 실천이 일회성 스포츠 이벤트가 아닌 건전한 한국 스포츠의 발전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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