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달러 환전해서 등유 1ℓ도 못산다

달러값, 처음으로 주유소 모든 유류상품 값 밑돌아<br> 4년간 등유값 75.5%↑..외환은행 고시환율 38.8%↓

은행 창구에서 미화 1달러를 원화로 환전한 금액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나 경유는 물론 등유 1ℓ 값에도 못미치는 것으로나타났다. 달러 값어치가 사상 처음으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모든 유류 상품의 가격을 밑돌자 정유업계가 환율 하락 등 가격 인하 요인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석유공사와 금융계 등에 따르면 지난주(4월17~21일) 전국 주유소 980곳의평균 보일러 등유 판매가격은 ℓ당 941.70원으로 전주보다 9.55원 상승했다.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10월 둘째주 946.84원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가 근 반년만에 940원대로 복귀한 것이다. 보일러 등유는 가정용 보일러나 아파트단지 등 중소형 보일러 연료로 사용되며휘발유는 물론 경유보다도 270원 가량 싸게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 등유 1ℓ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미화 1달러 값어치를 웃돌았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지난주 1달러를 현찰로 팔때 적용되는 고시 환율은 일평균 933.79원을 기록했다. 달러 값어치가 지난 4년동안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꾸준한 오름세를 나타낸등유 값을 밑돈 것이다. 현찰 1달러 매도에 적용되는 외환은행 고시 환율은 지난 2002년4월 셋째주(4월15~19일) 1천296.40원이었으나, 4년새 무려 362.70원(38.8%) 하락했다. 반면 등유 가격은 2002년4월 셋째주 536.42원을 기록해 4년새 405.28원 급등하며 75.5%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당시 휘발유 값은 ℓ당 1천266.18원으로 달러 값을 밑돌았으나, 지난주 1천509.49원을 기록하며 달러 값을 무려 570원 가량 웃돌고 있다. 경유 값은 2002년4월 셋째주 654.17원에서 지난주 1천216.48원으로 562.31원(86.%) 급등했다. 환율이 4년동안 급락세를 보이는 동안 주유소의 유가는 두배 가량의 오름세를보인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실천시민연합 박완기 정책실장은 "지금까지 정유업계가 인상 요인은 즉각반영한 반면 인하 요인은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모습을 반복해 왔다"며 "인상과 인하 요인의 균형있는 반영을 통해 더이상 시민들에게 부담을 전가시켜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정유업계에서는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 2002년4월 배럴당 25달러 수준에서 최근 65달러선 위로 급등해 기름값을 인상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 수입되는 원유의 70% 수준을 차지하는 두바이 유가가 지난 4년간 150% 가량 오른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등유에는 에너지 세제 개편 영향으로 지난 2001년부터 내년까지 매년 30원 가량의 교통세 인상분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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