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제 시작일뿐" 全산업계 재고문제 확산 우려

재고 증가세 1월 0.2%서 4월 3.7%로 급증<br>환율·유가등 호전기미 안보여 "가동률 낮출판" <br>정부선 경기 낙관론 일관…기업 "대책 시급"


"이제 시작일뿐" 全산업계 재고문제 확산 우려 재고 증가세 1월 0.2%서 4월 3.7%로 급증환율·유가등 호전기미 안보여 "가동률 낮출판" 정부선 경기 낙관론 일관…기업 "대책 시급" 이규진 기자 sky@sed.co.kr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상황입니다." 기아차의 영업담당 관계자는 재고현황이 얼마나 심각하냐는 질문에 손사래부터 쳤다. 가뜩이나 골치 아픈 상황에 마땅한 해법도 없는데 환부만 자꾸 드러내본들 무슨 득이 있느냐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는 "재고는 끝없이 늘어만 가는데 환율, 유가 등 대외 여건이 뭐 하나 나아질 기미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노조의 반발을 우려해 공장가동률도 적극적으로 조절하지 못하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다"며 절망스럽게 말했다. ◇"재고 악몽 이제 시작이다"=재고는 경기판단의 유용한 바로미터다. 전반적인 재고급증은 경기가 꺾였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구매력 감소에 따른 판매부진은 재고증가를 낳고 이는 다시 가동률 저하->기업이익ㆍ근로소득 감소->투자ㆍ구매력 후퇴의 악순환을 낳는다. 일시적인 재고증가라면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만 업계의 위기감은 이런 수준을 넘어섰다. 환율인하로 수출이 어려운데다 국내 경기침체로 내수부진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판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금은 월드컵 등 반짝 특수 덕에 그런대로 버티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상황이 크게 어려워질 수 있다"고 긴장감을 나타냈다. 그는 "원화 강세 때문에 수출부진이 예상된다"며 "재고 고민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이미 심각한 재고 악몽에 시달리는 자동차, 섬유업체들은 출하가격 인하와 생산조정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거나 시행하고 있다. 판매악화가 일시적인 홍역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코오롱은 재고물품에 대해 성수기 단가인하나 재생공정 투입 등으로 버텨나갈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창고에 있는 범용 제품을 다시 녹여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생산할 것"이라며 "이래도 안되면 생산가동률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일부 업종의 재고 위기가 전 산업계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또 다시 구조조정 회오리가 몰아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와 만성화된 원ㆍ달러 환율 하락 등이 기업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며 "특히 수출부진은 기업들에게 심각한 위기"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낙관적 시각에 "더 암담할 뿐"=현장의 상황은 이렇지만 정부의 인식은 매우 한가해 보인다는 것이 기업인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지난 8일 한국은행은 부동산 과열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콜금리를 연 4.25%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한술 더 떠 같은 날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금통위의 콜금리 인상에도 우리 경제의 성장추세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기업인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못해 냉소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재산세 등 세금이 크게 오른 데다 지방선거 후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는 터에 금리인상까지 겹쳐 가계의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기업들의 재고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낙관론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와 관련, 재고추세 및 경기 판단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재고 증가세는 경기 회복세를 보이던 2003년 2분기 이후 둔화됐지만, 올 2분기부터 상황이 달라졌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지난 1월 0.2%였던 재고증가세가 4월에는 3.7%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철 전경련 상무는 "유가와 환율 문제, 국제경쟁 심화, 기업인 수사에 따른 대외신인도 하락 등 기업의 대내외 악재로 인해 향후 경기 호전을 낙관하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경기 침체를 막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6/06/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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