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도시정비 모범사례 = 묵호지역

강원도 묵호ㆍ어달ㆍ대진항으로 이어지는 4km의 해안구간을 지역정체성을 갖춘 `횟집 거리`로 조성한다는 동해시의 계획은 도시의 혼(魂)을 불어넣겠다는 대표적인 시도 중 하나다. 횟집거리로는 유명하지만 묵호를 출발점으로 한 3개 권역의 뛰어난 자연환경이 군사 철책선, 도로 등으로 인해 차단당하고 있는 것을 지역의 특성에 맞춰 동해안의 명소로 재탄생 시키겠다는 것. 이를 위해 동해시는 3가지의 기본 방침을 가지고 지역의 정체성을 살릴 계획이다. 해안경관의 매력 창출, 해안시가지 경관 정비, 주변과 연계된 벨트형 관광요소 개발이 그것이다. ◇정체성이 없다 = 묵호 등 3개 지구는 이미 횟집 거리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것 뿐이다. 뛰어난 자연경관을 살리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묵호지구는 동해 횟집거리의 진입부에 해당한다. 하지만 도시의 상징성을 나타낼 그 무엇도 없다. 노후한 단독주택을 개조, 횟집으로 운영중인 건물들과 해안 안쪽의 철조망, 전신주 등이 방치 돼 있을 뿐이다. 더구나 해안을 따라 자리잡고 있는 노상 주차장은 바다 조망 접근성 마저 차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수욕장을 갖춰 뛰어난 해안경관을 자랑하는 어달지구도 마찬가지다. 군사 관련 시설로 바다 접근이 차단되고 수려한 해안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철조망은 부조화의 극치를 보여준다. 또 대진해수욕장, 대진항, 봉화대 등의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진지구 역시 뛰어난 해안조망이 철책 등으로 인해 차단당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보행로 역시 해안선이 아닌 도로 건너편에 건설돼 있어 해안의 절경은 인간이 아닌 자동차를 위한 경치일 뿐이다. 그만큼 도시설계, 건물배치, 도로망 등이 도시경관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도시의 혼(魂)을 되살린다 = 동해시가 도시재정비 계획을 추진하면서 무엇보다도 3개 지구가 이미 횟집거리로 유명하다는 것과 해수욕장, 등대 등의 뛰어난 해안경관을 조화시키겠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묵호지구는 봄, 어달항은 여름, 대진항은 겨울의 이미지에 맞추는 4계절 연출을 할 계획이다. 먼저 심볼 칼라는 바다를 나타내는 군청색, 바람을 나타내는 파란색 계통을 주조색으로 해 도시의 색을 결정키로 했다. 그리고 상징물은 물고기를 형상화한 조형물은 등대는 물론 각종 가로시설물, 돌출형 간판으로 활용, 횟집거리의 통일성을 부여한다는 전략이다. 바다 접근에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군사 철책선은 하단부로 이전, 탁트인 조망을 살릴 계획이다. 또 철책 기둥도 이 곳의 상징 조형물로 대체하고 삭막한 철책도 인공적인 도로옹벽을 이용, 자연친화적인 경관으로 바꿀 방침이다. 등대와 초소도 상징물을 활용해 변화시킴에 따라 자연과 하나되는 지역정체성을 살릴 수 있다는 게 동해시측의 설명이다. 특히 도로개발 편의를 위해 해안과 접하고 있는 도로망 중 어달해수욕장 해안도로는 우회도로를 만들고 기존 도로자리에는 바다 전망 산책로를 조성, 바다 조망을 더욱 살릴 계획이다. 횟집 거리의 끝인 대진항에는 광장을 조성, 각종 이벤트와 축제의 공간으로 활용해 관광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건축물은 동해바다가 주시점이 되도록 동향으로 배치하고 어달4ㆍ대진2ㆍ3지구 등 해안도로와 다소 떨어진 지역은 일조를 고려, 방향을 자유롭게 배치할 예정이다. 또 해안도로와 배후 구릉지가 인접한 묵호1ㆍ어달2ㆍ3지구는 건물의 높낮이에 변화를 주면서 리듬감 있는 스카이 라인을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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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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