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카르마로 창작 오페라 성공에 확신 생겨"

김자경오페라단 최승우 대표<br>실존인물 車총경 일화 소재로 경찰청장으로부터 감사장 받아

최승우(오른쪽) 김자경오페라단 대표가 지난 18일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마친 뒤 강희락(왼쪽) 경찰철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김자경오페라단

"오페라 '카르마'를 준비하면서 창작 오페라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경찰 역사에서 이렇게 훌륭한 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나라 경찰에 깊은 감사와 존경심을 갖게 됐습니다" 오페라 '카르마'를 통해 국가에 대한 경찰의 충정심과 문화사랑을 일반국민들에게 널리 알린 것과 관련해 최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강희락 경찰청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은 최승우(50) 사단법인김자경오페라단 대표. 경찰과 오페라단의 조합은 다소 이질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최 대표는 23일 "'카르마'의 주인공인 실존인물 차일혁 총경의 이야기를 접하고 평소 경찰에 대한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문화를 지켜온 훌륭한 역사와 전통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 경찰관이라고 하면 치안을 유지하고 범죄자를 추격하는 믿음직하지만 문화와는 거리가 먼 딱딱하고 경직된 인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카르마'를 제작하면서 차 총경이라는 실존인물을 접하며 그런 인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우리 경찰들이 지켜온 것은 시민의 안녕과 질서라는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실제 그것은 고스란히 우리의 문화와 역사라는 것입니다." '카르마'의 주인공인 차 총경은 화엄사를 불태우고 공비를 모두 처형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비를 살리고 절을 소각하지 않은 공으로 지난해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았다. "주인공은 상부 어디라고 할 것도 없이 잔혹한 전쟁에서 명령으로 공비가 된 동족을 모두 사살하고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명령을 받게 됩니다. 자신의 운명이 걸렸다고 할 수 있는 이 잔혹한 명령 앞에서 그는 '화엄사를 불태우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다시 세우는 데는 천만년이 걸린다'며 화엄사의 문짝만 가져다 태워 상부에 보고하고 화엄사에 숨어 있던 공비들은 모두 전향시켜 고향으로 돌려보냅니다. 결국 그의 박애주의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로 많은 생명과 수천년 동안 내려온 문화재들이 지켜진 것입니다." 최 대표는 6ㆍ25 기념공연을 하자고 해서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스토리와 음악의 수준을 보고 공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힌 뒤 이 오페라를 작곡한 임준희씨의 음악 때문에 가장 즐거운 창작오페라 제작이 됐다고 강조했다. "오페라 제작을 결정할 때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노래하며 어떤 노래를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세 가지 기준에서 '카르마'는 제작자로서 가장 보람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기념 공연을 하자고 해서 처음에는 죽이고 죽고 파괴하고 승리를 기뻐하는 정도로 생각했으나 오히려 죽일 수밖에 없는 운명 속에서 많은 이들을 살리고 파괴하고 불태워 없애야만 하는 잔혹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천년 역사의 목소리를 듣고 문화재를 지켜내는 정신은 오늘날에는 물론이고 우리가 미래에까지 이어나가야 할 소중한 정신문화이기도 합니다." 최 대표가 특히 놀란 것은 창작곡으로는 보기 드문 탁월한 음악수준이었다. "우리 오페라단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창작곡을 가장 많이 제작한 오페라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오페라는 그 중요성과 가치 때문에 하지 않으면 안 될 숙제와도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임 작곡가의 '카르마'를 제작하면서 우리나라 역사의 아픔 속에서 쌓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깊은 애환과 슬픔을 고스란히 살려낸 서정성과 촌각의 움직임에 생명이 좌우되는 전쟁의 다이내믹함을 그대로 전달한 곡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면서 창작음악에 대해 그동안 가졌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카르마'는 주관사인 ㈜후아이앰 의 차길진 회장이 직접 작사하고 주최사인 ㈜)이지컨텐츠그룹의 차현석 대표가 총연출을 맡았으며 경찰교향악단 협연으로 공연 전날인 지난 17일 아산 경찰교육원 차일혁홀에서 경찰간부와 경찰대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초연해 의미를 더했다. 최 대표는 '카르마'의 또 다른 특별한 의미는 우리나라 오페라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민영오페라단의 상근 정단원제와 정부의 사회적 기업 육성정책이 문화 분야에서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둔 특별한 사례가 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카르마'는 정부의 우수 공익기업 특별육성정책으로 마련된 사회적 기업에 김자경오페라단이 선정되고 상근 정단원제가 시행된 후 첫 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갖게 됐습니다. 그런데 최우수 성악가와 연습량이 많은 창작오페라의 특성과 최고의 경쟁률을 보인 공개 오디션에서 선발된 최우수 단원들이 수개월간 전용 연습실에서 하루 열시간씩 상근하면서 피땀 흘려 연습할 수 있었던 현실이 이 작품에 꼭 들어맞아 최고의 완성도를 이뤄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공연은 주인공 차한역에 제2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테너 김도형을 비롯해 여주인공 선아역에는 소프라노 양선아씨와 소프라노 박성화ㆍ신승아 등이 출연하고 메조소프라노 이성미, 바리톤 오동국 등 새로 선발된 상근 정단원과 제1회와 제2회 대한민국오페라 대상을 연속 수상한 바리톤 최강지, 소프라노 윤유정 등 기존의 신예 정단원들이 주축을 이뤘으며 김자경오페라단 부단장인 바리톤 정지철씨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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