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위기」 충격파 전세계 확산/한국기업 해외투자 축소

◎영·러 등 대상국 타격예상/한국산 경쟁력 높아져/국제 가격질서 붕괴도한국의 경제위기가 일파만파로 전세계로 번지고있다. 전세계로 뻗어나간 「주식회사 한국」의 대외활동이 이제 한국 금융위기의 실상을 전하는 매개가 되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16일 보도했다. 멕시코에선 한국의 일부 업체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 고객들로부터 자금지원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본·미국·유럽 등의 은행들은 한국 기업들의 도산 위험 때문에 자금을 회수할수 있을 것인지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 외환시장과 증시가 붕괴조짐을 보이자 독일계 은행인 도이체 모건 그렌펠 카피탈 마케트사는 영업 환경의 악화를 이유로 서울지점을 폐쇄했고 호주의 수입업자들은 한국 은행들의 금융지원 미비로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화환율 급등이 수출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견됐던 일. 신발,의류등 저가제품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국가들은 한국의 급격한 통화하락이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일부 업자들은 한국 원화의 50% 평가절하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한국 상품 수입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고 일본과 미국의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은 한국의 덤핑공세로 세계 시장의 가격 질서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수출시장뿐아니라 투자부문에서도 한국 금융위기의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업계는 인도네시아, 브라질,러시아,멕시코등지에서 완성차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전자업체는 스코틀랜드, 프랑스 등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내년 1월 미국에 대한 자동차진출을 계획하고 있던 대우자동차는 최근 로스앤젤리스 자동차쇼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현대그룹도 당초 49억5천만달러를 스코틀랜드에 투입, 건설키로 했던 반도체 공장의 완공일정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도 영국에 4억5천만파운드 투자, 전자공장을 건설키로 했던 계획을 축소했으며 대우전자 역시 프랑스내 3개 공장을 투자키로했던 계획의 보류를 검토하고 있다고 프랑스정부측 인사가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오는 2000년까지 삼성 대우 현대 LG 선경 쌍용 등 6대그룹의 해외투자 규모는 총 8백억달러. 이들중 대부분은 일본기업들이 아직 제대로 장악치못하고 있는 시장에 투자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금융위기가 기업들의 재무상태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집행계획이 당초 예정대로 실행될지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국의 해외투자는 작년말 현재 1백38억달러로 초기단계에 있는데 투자가 중단되거나 대폭 축소되면 미국이야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멕시코, 영국 등은 다소간의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세계자본시장에서도 서서히 한국 금융위기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채권시장은 한국이 거래의 약 25%를 차지하는 주고객이다. 그러나 지난달 한국 금융기관들이 보유채권의 대부분을 매각하는 바람에 채권수익율이 거의 두배수준으로 급등했다. 한국기업들의 투자축소가 재도약을 다짐하는 한국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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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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