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0월 10일] 금리 추가 인하도 적극 검토할 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5.0%로 0.25%포인트 내렸다. 3년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유동성을 확대함으로써 경기둔화를 최대한 막고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터진 이후 지금까지 금리를 인상해온 한은이 소폭이나마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주요국들의 금리인하 추세를 거스르기 어렵고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경기하강을 감안한 일로 풀이된다. 미국ㆍ유럽ㆍ중국 등 7개국 중앙은행은 동시에 금리를 인하하는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한은이 뒤늦게나마 금리정책의 기조를 전환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 이번 금리인하는 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을 줄여줌으로써 경기둔화 속도를 늦추는 데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시중 유동성이 워낙 메마른데다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지난 7월 3.5%로 예상했던 올 하반기 성장률이 좀 더 내려갈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ㆍ유럽ㆍ일본 등의 내년 성장률이 제로에 그치고 중국도 9.3%로 두자릿수 성장세가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둔화는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IMF는 내년 우리 성장률을 3.5%로 대폭 낮췄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밝은 요인이라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뿐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폭 0.25%포인트는 금리인하 국제공조를 한 미국ㆍ영국ㆍ캐나다 등의 0.5%포인트에 비해 턱없이 소폭이다. 경제여건이 나라마다 다르기는 하나 실물경제 침체가 확실시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좀 더 과감한 인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 총재도 “금리변동이 한번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한 만큼 실기(失機)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한은이 직접 유동성 공급에 나서라는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의 권고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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