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원·엔 환율 속절없이 하락 "수출기업 채산성 한계상황"

車·타이어·전자등 가격 경쟁력 갈수록 악화<br>비용절감등 기본 대책뿐 대기업도 속수무책<br>日 4대수입국중, 1분기 증가율 한국이 '꼴찌'


일본으로 자동차부품을 수출하던 S사는 지난해까지 주ㆍ야 2부제로 공장을 가동했지만 올해부터 주간근무만 하고 있다. 원ㆍ엔 환율 하락으로 수출을 지속할 경우 팔리는 만큼 손실이 커지다 보니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엔화 약세로 국내 부품가격이 상대적으로 뛰면서 최근에는 일본 자동차의 부품 입찰에 참여조차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ㆍ엔 환율 하락으로 수출 날개의 한 축이 꺾이고 있다. 속절없이 떨어지는 원ㆍ엔 환율에 대기업마저도 일본 제품과의 가격경쟁력에 밀리고 있다. 중소기업은 아예 공장 전원을 내려야 하는 지경이다. 일본 수출업체뿐 아니라 북미ㆍEU 등 국내 수출업체의 주력 시장에서도 원ㆍ엔 하락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대그룹 계열사의 북미담당 한 임원은 “원ㆍ엔 하락에 마땅한 대책은 없다.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품질에 더 신경을 쓰는 등 기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북미 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직접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엔화 약세는 곧바로 가격경쟁력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 액센트는 지난해 판매가격이 도요타 야리스보다 712달러나 비쌌는데 최근에는 격차가 1,074달러까지 벌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연초부터 일본 자동차업체의 가격 공세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가경쟁력 강화 등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ㆍ엔 하락에 가격인하 효과를 누리고 있는 일본 업체에 다시 가격인하로 맞섰던 기업들도 원ㆍ엔이 추가 하락하자 두 손을 들었다. 타이어 수출업체인 A사의 경우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 업체에 맞서 가격을 인하했다가 채산성이 악화돼 수출전략을 다시 짜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전자업종도 원ㆍ엔 하락을 하반기 경영리스크에 포함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ㆍLCD는 일본과 직접 경쟁하고 있지 않아 수출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TVㆍ휴대폰 등 전자 세트 제품들은 가격경쟁력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은 “환율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극복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비용을 줄여나가고 SCM 등 생산성 향상, 달러화 자산 축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ㆍ엔 환율 하락은 일본과의 무역수지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4대 수입국인 한국ㆍ중국ㆍ미국ㆍ호주 가운데 올 1ㆍ4분기 한국의 대일(對日)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가장 낮았다. 호주ㆍ중국ㆍ미국의 올 1ㆍ4분기 대일 수출 증가율은 각각 14.8%, 10.3%, 6.5% 등으로 나타난 반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1.3%에 그쳤다. 수출은 감소하는 대신 수입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일 수입 증가율은 2005년 4.9%, 2006년 7.3%, 올 1ㆍ4분기 8.8%로 높아지며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2005년 244억달러에서 지난해 사상 최대인 254억달러로 확대됐고 올 1ㆍ4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억달러 늘어난 72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지속적인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한계상황에 달하고 있다”며 “특히 일본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원ㆍ엔 환율의 하락은 대일 무역수지에는 물론 우리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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