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자의 눈/9월 4일] 신뢰 잃어버린 신한금융

금융부 김영필기자 “‘자기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는 은행과는 불안해서 거래 못하겠다. 우리와 거래하겠다’고 하네요” A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신한은행과 거래하던 업체에서 이 같은 문의가 꽤 들어온다”고 했다. 신한은행이 신상훈 사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지 하루 만이다. 기자가 3일 만난 금융권 관계자들도 이번 일이 금융권 전체에 불러올 파장에 대해 걱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신한은행 사태를 라응찬 회장과 신 사장 간의 권력다툼으로 이해한다. “국민들이 뱅커는 권력싸움이나 하고 비리나 저지르는 사람으로 볼까 두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 사장 건의 진실은 법정에서 다뤄질 것이다. 이 일을 포함해 금융실명제법 위반과 관련한 의혹을 받고 있는 라 회장 문제도 금융감독당국 검사와 국정감사 등에서 시비를 가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은행에 대한 국민들의 잃어버린 신뢰는 찾을 길이 없다. 은행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일은 일부 인사가 은행을 사유화하고 그 사이에서 자신의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다 생긴 일”이라고 촌평했다. 대다수 국민 입장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로 이해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따지고 보면 이번 일은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과 일부 사외이사가 결탁해 은행을 좌지우지했던 KB사태와도 너무나 흡사하다. 두 사건 모두 개인의 지나친 욕심이 불러온 화였다. 일부 개인의 욕심에 신한금융그룹은 지금까지 공들여 쌓아왔던 이미지와 가치를 한꺼번에 잃었다. 30여년간 쌓아온 역사와 명성에 흠집이 생겼다. 은행권도 ‘그렇고 그런 집단’으로 폄하되고 매도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 금융회사 주주들은 불안한 지배구조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은행권에서 권력다툼으로 비치는 싸움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행 경영진의 각성과 반성이 필요하다. 은행은 특정인의 것이 아니다. 욕심을 버리는 것, 그것이 우리나라 은행 경영진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다.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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