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弱달러, 美에 호재인가 악재인가

"수출경쟁력 회복" "증시하락 부추겨" 논란 가열2년 전 강한 달러 붕괴 우려에 대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달러가치 하락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이뤄지기만 한다면 큰 탈은 없을 것이는 결론을 내렸다. 그 때와 같은 상황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미국 경기의 더딘 회복세와 기업들의 회계 부정, 증시 침체에 대한 외환 딜러들의 우려는 달러화 가치를 유로화에 대해서 16개월 만에 최저치,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달러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5년간 경제 불안과 더딘 성장에 시달린 세계 각국에서 발을 뺀 투자자들은 달러화의 실제 가치를 30%나 끌어올린 상태 모건스탠리의 수석 경제학자인 스테판 로치는 달러화가 올해와 내년에 각각 7%씩 하락하는 소프트 랜딩을 하는 것이 세계 경제의 균형을 재조정할 수 있는 "최상의 처방"이라고 진단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달러화 하락이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호재인지 악재인지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달러 가치의 왜곡은 증시의 하강 곡선을 더 악화시키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높은 가치의 미국 자산을 내다버리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모건스탠리의 한 애널리스트는 과거 두 차례의 급격한 달러 가치 조정-1985년의 15% 하락과 1996년의 12.9% 하락-이 이뤄진 시기에 S&P 500지수가 23%나 치솟았다고 설명한다. 두 시기 모두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정책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기 때문이라는 것. 달러 하락은 또 해외로 여행하는 미국인 관광객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기는 하지만, 미 제조업체 입장에선 해외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회복할 호재이기도 하다. 전국 제조업협회의 프랭크 바고 국제경제 담당 부사장은 달러화가 업체들의 수익을 회복시킬 만큼 충분히 떨어지지 않았다며 달러화 추가 하락으로 업계가 수익성을 되찾는 날에는 증시와 경제가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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