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월 26일] 기업 '어닝 서프라이즈' 투자로 이어져야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대내외 경영여건 악화 속에서 일궈낸 것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크다. 삼성전자의 1ㆍ4분기 실적은 매출액 17조1,073억원, 영업이익 2조1,540억원으로 당초 시장의 전망치였던 16조7,000억원, 1조7,000억원 내외를 한참 넘어섰다. 이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ㆍ포스코ㆍLG전자 등도 사상 최고의 분기실적 등 놀라운 성적을 냈다. 삼성 특검의 어수선한 분위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고유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신용경색 및 세계경제 성장둔화 추세 등 안팎의 악재를 극복해내고 거둔 결과여서 한층 빛이 난다. 기업의 실적호조는 경기의 추가 악화를 막는 버팀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적이 부진하면 방어적ㆍ보수적 경영으로 흐르기 십상이지만 이익을 많이 남겨 자금형편이 좋아지면 그만큼 투자와 고용확대 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11조원 이상 투자하기로 하는 등 주요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악조건 속에서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실적 호조세가 앞으로도 계속되리라고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실적호조에는 환율상승이 큰 몫을 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어느 기업인은 이를 두고 ‘나쁜 이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이 아닌 일시적 호재로 인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런 실적은 여건 변화에 따라 순식간에 상황이 바뀔 수 있다. 게다가 원자재가 상승 등의 시차효과를 감안하면 경영여건은 이제부터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도록 기업들은 기술개발ㆍ원가절감ㆍ노사평화 등 경쟁력 강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건희 회장 퇴진에 따른 리더십 부재가 우려되는 가운데 일본ㆍ대만 업체의 추격이 점점 맹렬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마련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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