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가 채권금액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되면서 채권을 보유한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투자가들은 2조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반면 이들은 매각차익에 대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을 것으로 보여 또 다시 과세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진로는 당초 예상보다 높은 3조2,000억원 안팎에서 매각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로 채권을 매수했던 외국계 투자가들은 수조원이 넘는 차익을 챙기게 됐다. 진로의 확정된 채무는 정리담보권(이자 포함) 2,464억원, 정리채권 2조118억원 등 총 2조9,928억원에 달하고 명의상으로는 모건스탠리 4,962억원, 도이치증권 3,753억원, JP모건 3,482억원, 세나인베스트먼트 2,281억원, 베드리인베스트먼트 1,417억원 등 대형 외국계 투자가들이 1조5,52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골드만삭스가 지난 97년 1조4,600억원의 진로 채권을 2,700억원에 매입한 뒤 추가로 채권을 매수해 주채권자가 된 후 연 7~9%의 이자를 꼬박 챙겨 원금의 대부분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투자가들은 인수 당시에는 원금의 10% 안팎의 낮은 가격에 채권을 매수해 이자로 투자자금의 대부분을 회수한 후 이번 매각으로 원금의 100%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진로는 정리계획안에 따라 오는 2013년까지 채무를 상환하도록 돼 있었는데 이번 매각으로 채권단들은 일시에 2조원 가량의 돈을 회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M&A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수한 채권의 원금을 돌려받는 것이기 때문에 시세차익에 대한 과세가 없다”며 “채권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각돼 원금을 모두 회수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1년 전 진로의 법정관리계획안 인가 직전 회사가치를 2조4,000억원으로 평가한 후 최근 50% 이상 높은 3조6,000억원으로 평가해 법정관리 후 매각 수순을 밟기 위한 고무줄 평가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