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기능 고품격으로 불황 이긴다(97 고객만족 베스트상품:Ⅰ)

◎현대차 「다이너스티」­첨단장치·전통미 돋보여 10월까지 1만2,000대 판매/동양매직 「가스오븐레인지」­패션성 가미 주부들에 인기 3분기 시장 57% 점유/만도기계 「김치생장고 딤채」­냉장고와 차별화 선언 200억 규모 시장 형성/삼성화재 「아내사랑보험」­결혼기념일 5년 단위로 축하금·건강진단비 지급불황과 함께 소비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물건값이 아예 비싸거나 비용이 적게 드는 알뜰상품이 잘 팔리고 가격이 어중간한 것들을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불황시대 상품 신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의 경우 고급 브랜드가 아니면 상품을 내놓지못할 지경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름을 날렸던 저렴한 가격대 중가브랜드들이 속속 매장을 철수하고 있다. 장사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비싸면 잘 팔린다는 등식이 매장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상황이다.반면 할인점의 호황은 알뜰상품의 전성기를 말해주고 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식품·잡화 등 생필품의 경우 굳이 고급품이 필요없다는 소비자들의 실용주의(?) 선언이라고나 할까. 불황시대를 맞아 되도록이면 비용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팽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경제신문이 선정한 「97년 소비자만족베스트상품」은 이같은 현상을 그대로 반영시켜 주고 있다. 고기능·고품격제품들, 그리고 경제난해소를 위한 알뜰상품들이 올 베스트상품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고급을 강조한 제품들가운데서 먼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국산 최고급 승용차라고 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의 「다이너스티(Dynasty)」라고 할 수 있다. 올들어 지난 10월말현재까지 시장점유율 71.4%를 기록하며 1만2천6백11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각종 첨단시설을 갖춘 것은 물론 기품과 전통미를 강조한 고품격 마케팅전략이 2천5백㏄급 대형차시장에서 차별화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동양매직은 「가스오븐레인지(GOR­247A, 247B)」에 품격높은 패션성을 가미, 대성공을 거두었다. 제품 전반에 은은한 실버톤을 깔고 오븐 상반에 대리석무늬의 세라스톤코팅을 채용하는등 품격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데 다양한 기능과 결합,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지난 3·4분기동안 시장점유율 57.3%를 기록하고 있다. 위스키 「딤플」은 애주가들의 고급성향이 얼마나 강한 것인가를 말해주고 있다. 95년 출시당시 최고급 원액을 사용한다는 이미지가 그대로 지속되면서 프리미엄급 올해 위스키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0%를 점유하는등 애주가들로부터 인기가 높아만 가고 있다. 매일유업의 커피음료인 「카페라떼」는 지난 5월 출시된 이후 하루 10만개이상씩 판매하고 있는데 공급량이 수요량에 못미쳐 메이커측이 애를 먹고 있다.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마디로 맛의 고급화라고 할 수 있다. 비교적 거친 감을 지닌 캔대신 품위있는 컵용기를 사용, 이탈리아풍 커피맛을 선보이며 성인은 물론 신세대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수요를 불러일으켰다. 대상의 「햇살단은 조림간장」 역시 1백% 양조간장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맛과 영양의 고품질을 선언한 제품이다. 혼합간장과의 차별화를 강조하며 지난 7월 신제품을 처음 내놓은 후 불과 6개월만에 국내 양조간장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서는 고매출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즉석밥이라고 할 수 있는 제일제당의 「햇반」은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따라 경쟁자없는 시장증대를 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항공기 기내식으로 채택되기도 했는데 최고급 쌀을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고급화전략이 아이디어와 결합, 더높은 매출을 올리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주름살사이 피부주름을 펴는 효과를 내세운 태평양의 「아이오페레티놀2500」은 기능성화장품으로 분류되지만 여성들간에는 누구나 한번 사용해보고 싶은 고급화된 상품이다. 고객들에게 화장품 사용과 관련, 상담요원을 통한 철저한 카운셀링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상품 고급화를 도와주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을 고려한 기능성 알뜰상품들도 자신만만하게 베스트상품으로 떠올랐다. 로케트전기의 건전지 「알카라인 슈퍼 1.5」는 수입품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기존 알카라인제품보다 약 15% 성능이 향상된 경제성을 강조하며 전년대비 25%의 매출신장률과 알카라인전지시장점유율 41%를 기록하는 호조세를 기록하고 있다. 만도기계가 개발한 「김치생장고 딤채」는 가격이 비싼 냉장고와 차별화를 선언한 후 생생한 김치맛을 보존한다는 기능성을 내세워 국내 유일한 딤채시장을 2백억원규모가 넘게 형성해나가고 있다. 김치를 많이 보관해야하는 음식점 등 외식업소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알뜰상품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곳은 무엇보다 금융쪽이다. 삼성화재가 선보인 「아내사랑보험」은 긴급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하던 관례를 깨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각종 자금을 별도 지원하고 있어 알뜰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결혼기념일마다 매년 물가상승율을 반영한 축하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5년단위로 목혼식(5년), 석혼식(10주년), 동혼식(15주년) 등에 특별축하금과 건강진단비를 별도 지급하는등의 방법으로 비용을 수시 지원하고 있는데 지난 9­10월 중 무려 10만4천6백44건의 보험가입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투자신탁증권의 「챔피언공사차투자신탁」은 대표덕인 알뜰상품이다. 투신업계 최초로 환매수수료의 50%를 신탁재산에 편입, 수익률을 높히는 방법으로 실세금리보다 평균 1% 높은 수익율을 유지하면서 예탁자가 크게 몰려 지난 3월말 출시이후 10월말까지 약 7개월간 1조9천4백11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했다. 챔피언신탁의 성공은 또 다른 경쟁업체들의 유사상품 개발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용카드부문 역시 경쟁업체카드보다 경제성이 있슴을 강조하는 새로운 복합기능카드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LG하이카드」는 카드사용액에 따라 일정률을 적립, 후에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등 각종 알뜰서비스기능을 부여하면서 회원가입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카드의 「멀티컴카드」 또한 경제성을 강조하며 최근 등장, 인기를 끌고 있는 알뜰 금융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양극화현상은 경기침체가 심화될 수록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상품개발 역시 소비심리를 감안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때문에 일부 가전제품·주류업계에서는 자사 상품의 가격이원화전략을 펴고 있기도 하다. 고객을 세분화해 가는한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주변환경에 선행해야할 것은 기업의 상품개발의욕이다. 아무리 주변여건이 좋아도 좋은 상품을 개발못하면 별 소용이 없다. 아무리 경기침체가 깊어도 고객심리를 꾀맞춘 좋은 아이디어상품을 개발해낼 경우 충분한 영업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결론이다. 21세기를 앞두고 소비자를 움직일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상품개발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이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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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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