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5일] 부동산 정책 사후약방문 안된다

한국경제가 추락하고 있다. 고유가로 물가는 상승하고 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건설사은 하루에 한 곳씩 문을 닫는 상황이다. 건설업계는 지금 죽을 맛이라고 아우성이다. 미분양이 줄지 않아 자금은 막혀 있고 신규 주택사업도 원자재 가격 상승, 분양가상한제, 후분양제 때문에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출범 초기 인사파동에 이어 최근 쇠고기 사태까지 연달아 터진 악재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한 부동산 연구위원은 하반기 부동산 경기를 전망하면서 “쇠고기 수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현안 때문에 부동산 관련 규제완화의 우선순위는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정부는 부동산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규제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규제를 선뜻 풀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정치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강부자’ ‘고소영’과 함께 쇠고기 사태로 민심을 잃은 정부가 규제완화를 꺼내 들 경우 또다시 부자들을 위한 정부라고 비판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부가 더 많은 건설사가 무너지기를 바라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건설사들이 무너지고 피해가 속출해야 정부가 명분을 갖고 나서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기가 중요하다. 분양가 인하 등 자구책을 강구하지 않고 정부만 바라보는 건설사도 문제지만 여론의 눈치만 보면서 필요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도 문제가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에 나서지 못할 경우 3~4년 뒤 또다시 주택 가격 폭등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 1982년과 1983년 분양가상한제ㆍ소형주택건설의무비율제ㆍ채권입찰제 등의 도입으로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80년대 후반 주택 가격이 폭등한 바 있다. 서울의 아파트 공급은 1986년 4만8,326호에서 1987년 3만1,036호, 1988년 1만8,070호로 줄었고 이 기간 주택매매가격지수는 121.2(1986년 100 기준), 전세가격지수는 135.3까지 상승했다. 정부는 최근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해 세제완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의 대책이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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