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식 커피ㆍ베이커리도 성공 길 보인다

트렌드에 민감한 외식 산업은 한류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

한식 브랜드인 불고기브라더스는 한류 열풍에서 비롯된 현지인들의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불쏘시개 삼아 지난해 9월 필리핀에 진출했다. 바로 현지 업체인 CRCI와 일종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의 하나로 볼 수 있는 지역 라이선스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서다.


마스터프랜차이즈계약은 현지 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브랜드 로열티 및 수수료를 받고 기술 지원 및 브랜드 사용권을 판매하기 때문에 본사의 직접 진출에 비해 투자 리스크가 적고 브랜드의 빠른 확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성과는 해외 현지 유력 기업들이 K-POP과 드라마의 인기로 소비자들의 한국산 먹거리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한국산 브랜드의 수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재우 불고기브라더스 사장은 “드라마, 음악 등 대중문화로 시작된 한류가 이제 음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은 전통 한식을 적극적으로 알려 진정한 외식 선진국에 올라설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CJ푸드빌이 전개하고 있는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베이커리 한류를 이끌고 있다. 특히 뚜레쥬르는 철저한 현지화와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맘을 사로잡았다. 대표적인 예가 ▦베트남에서 자전거, 오토바이 무료 주차 서비스 실시 ▦테이크아웃 대신 카페형 매장 전파 ▦마일리지 및 멤버십 제도 도입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소보로와 단팥빵 메뉴 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관련기사



CJ푸드빌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70%를 넘었다”며 “지난 2010년 이후 필리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차례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만큼 동남아 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전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도 미국과 중국에서의 성공적인 브랜드 론칭 경험을 살려 올해 베트남과 싱가포르 시장 공략에 나선다. 베트남의 경우 오는 3월 호치민에 1점을 시작으로 연내 4호점까지, 싱가포르에서는 6월 1호점을 오픈해 3호점까지 열 계획을 잡았다.

눈에 띄는 대목은 현지화 못지 않게 한국적인 특색을 고스란히 담은 이른바 한류 메뉴로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브랜드도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할리스커피는 필리핀에서 고구마라떼, 유자차 등 한국식 입맛에 맞춘 음료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할리스커피 관계자는 “동남아에서는 한국에서 뜬 제품이라고 알려지면 고객들이 호기심을 갖고 찾는다”며 “단순한 호기심에서 더 나가 한국적 메뉴의 독특한 맛에 매료된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미국에서 가맹 사업에 나서는 커피 전문점 탐앤탐스도 미 현지에서 프레즐 등 서브 메뉴를 비롯해 심야 시간대 영업, 비즈니스룸 설치, 무료 와이파이 제공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살아남았다. 이 같은 토종 커피전문점의 선전은 제대로 된 시장 분석과 시스템을 구비하면 불고기, 보쌈, 설렁탕 등 굳이 한국적 아이템이 아니더라도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국내 외식 사업가들에게 적잖은 시사점을 던진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중앙대 겸임교수)는 “커피, 베이커리 등과 같은 글로벌 아이템도 한국적 특색을 살려 프로듀싱하면 해외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며 “한류라고 하면 무조건 전통적 외식 아이템만 떠올리는 발상부터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