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매도 결제대금 제때 안내면 계좌 동결

2014년 바뀌는 증시제도

내년부터 주식을 빌려 투자(공매도)한 뒤 제 때 결제대금을 내지 않으면 관련 계좌가 동결된다. 올해 주문사고로 400억원 넘는 손실을 본 ‘한맥투자증권’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알고리즘 거래의 위험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내년 1월 2일부터 공매도 결제불이행자에 대한 조치가 강화된다. 공매도 후 최근 6개월 간 결제불이행이 5일 이상 발생하고 누적 결제부족금액이 10억원을 초과한 계좌는 미수동결계좌로 지정된다. 미수동결계좌는 신용정보집중기관에 90일간 등록돼 모든 증권사가 공유할 수 있으며, 등록 계좌의 투자자는 매도 주문 시 매도증권을 증권사에 사전 입고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위탁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결제부리행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서만 미수동결계좌로 지정해 왔다.

공매도 잔고 공시제도도 내년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대량 공매도 잔고 보유자에 대해 공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8월부터 공매도 잔고 보고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시장엔 해당 내용이 공개되고 있지 않다.


내년 상반기 시행될 공매도 잔고 공시는 공매도 잔고가 발행주식 총수의 0.5%를 넘는 투자자에 의무가 부과된다. 투자자가 직접 거래소 홈페이지에 공시하면, 거래소는 매일 종목별 공매도 잔고 내역을 투자참고 지표로 공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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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맥투자증권 지수옵션 주문실수 사고와 관련, 내년 2월부터 알고리즘 거래 계좌의 주문 착오 시 제출 호가를 한꺼번에 취소하는 ‘일괄취소기능’, 일명 킬 스위치(Kill Switch)가 도입된다.

알고리즘 거래는 투자자가 목표가격·수량·시간 등의 매매조건을 설정하면 전산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매매가 이뤄지는 거래다. 이 때문에 조건 입력이나 주문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면 손실 규모를 키울 수 있다. 킬 스위치는 주문 착오를 일으킨 회원사의 신청이 있을 경우 해당 계좌에서 제출한 모든 호가를 한번에 취소하고 추가 호가 접수를 차단하게 된다.

킬 스위치는 발동 신청 후 10분 후 해제신청을 할 수 있고, 회원의 해제신청이 없는 경우 해당 계좌를 통해 제출되는 호가는 계속 차단된다.

거래소는 이와 함께 알고리즘 거래자의 호가 폭주로 거래소 시스템에 장애나 지연이 우려될 경우 과다호가 접수를 거부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회원제재 관련 제도도 형평성을 고려해 일부 개선될 전망이다. 현재 증권사 등 거래소 회원사들은 최근 1년 이내 3회 이상 동일 사유로 약식제재금을 부과받을 경우 징계 내용이 회원주의조치로 상향되는 등 가중징계를 받는다. 그러나 금액이 200만원 미만인 약식제재금 대상 위규행위는 단순 실수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지점이 많은 증권사들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면이 있다는 지적에 회원주의 조치 근거 조항(횟수)을 삭제하기로 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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