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베를루스코니, 사퇴 위기 간신히 모면

하원 신임투표서 과반수 겨우 넘기며 승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5) 이탈리아 총리가 14일 오후(현지시간) 실시된 하원의 신임투표에서 승리를 거두며 다시 한 번 질긴 정치생명을 과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연립정부가 이날 열린 신임투표에서 총 630석 가운데 절반을 간신히 넘는 316표의 찬성표를 얻으며 사퇴 위기를 간신히 모면했다고 전했다. 이번 신임투표는 지난 11일 예산지출안이 의회에서 부결됨에 따라 실시된 것이다. 발등의 불은 껐지만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임투표에서 그가 얻은 표는 과반수를 아슬아슬하게 넘는 수준으로 이탈리아가 처한 재정난 및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탈리아 정치에 대한 불신감이 만연한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어렵다는 평이 우세하다. 의회 해산권을 지닌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 역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면 정권이나 총리 선출구조를 바꿀 수도 있다"고 밝혀 총리 퇴진의 필요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투표에 앞서 "야당은 이탈리아 국민들 앞에 무책임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13일 의회 연설에서도 "현 정부 외에 다른 믿을만한 대안은 없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미성년자 성매매, 위증교사 및 뇌물공여, 부패 등의 혐의로 현재 4건의 재판에 걸려 있으며 최근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면서 야당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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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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