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가 2ㆍ4분기나 3ㆍ4분기쯤 저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지만 회복속도는 내년 상반기까지 매우 느릴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 경제가 앞으로도 1년간은 이른바 ‘L자형’과 ‘U자형’을 결합한 형태의 완만하면서도 더딘 경기순환 흐름을 맞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0일 ‘2009년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4%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예측한 2.0%보다 4%포인트 이상 낮아진 수치로 외환위기 때인 지난 1998년(-6.9%) 이후 최저 성장률이다.
분기별로는 1ㆍ4분기 -4.2%, 2ㆍ4분기 -4.1%로 상반기 내내 부진하다가 하반기 때는 감소폭(-0.6%)이 줄어드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에는 3.5%의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경기저점이 올 2ㆍ4분기 또는 3ㆍ4분기일 수 있으나 바닥에서 빠르게 반등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저점의 의미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에도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한은은 내다봤다. 김 국장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내수부진 완화에 도움을 주겠지만 경기 회복속도는 경제주체들이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느리게 진행돼 내년 하반기 정도나 가서야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성장률을 3.5%로 예상했지만 이는 올 저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실질적으로 경기호전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