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 한국노바티스, 한국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하 GSK) 등 국내에 진출한 상위권 다국적제약사들이 올해 2~5개씩의 신약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10일 다국적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 예정이거나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시판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약은 백혈병ㆍ유방암ㆍ고혈압ㆍ고지혈증 치료제 등 20여 개에 이른다. 백혈병ㆍ유방암 치료제 등 2종의 항암제는 동시에 출시돼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백혈병약 2종 경합= 한국BMS제약은 새로운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치료제 '스프라이셀'을 출시한다. 백혈병 치료제의 대명사로 알려진 노바티스의 '글리벡' 등 기존 치료약물에 저항성을 가진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차세대 항암제로 알려져 있다. 한국노바티스도 이에 질세라 새로운 CML치료제 ‘타시그나’를 출시한다. 글리벡과 마찬가지로 세포 단백질의 특정 부분에 결합해 암세포를 제거하며 선택성과 약효를 높였다. 스프라이셀과 타시그나는 미국 혈액학회에서 임상결과를 동시에 발표하는 등 차세대 백혈병치료제의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어 국내시장에서 어떤 제품이 우위를 차지할 지 관심을 모은다. ◇노바티스, 5종으로 ‘최다’= 한국노바티스는 올해 타시그나를 포함해 다국적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5개의 신약을 출시할 예정이다. 10년만에 등장한 새로운 기전의 고혈압치료제 ‘라실레즈’, 세계 최초의 붙이는 치매치료제 '엑셀론패취', 지속성 알레르기성 천식치료제 '졸레어', 새로운 기전의 당뇨약 ‘가브스’ 등이 새로 선보일 제품들이다. 특히 엑셀론패취(성분명 리바스티그민)는 최근 식약청으로부터 알츠하이머형 및 파킨슨병 치매치료제로 시판승인을 받아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먹는 제형과 효능은 같지만 오심ㆍ구토 발생률을 30% 줄이는 등 부작용이 적은 게 장점이다. ◇유방암치료제 출시도 잇달아= 최근 환자가 늘고 있는 유방암치료제도 잇달아 나온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파슬로덱스’는 유방암 재발방지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존 호르몬치료제가 효과가 없을 때 사용하는 2차 호르몬치료제. 호르몬 요법이 듣지 않으면 항암제를 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 만큼 환자의 선택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GSK가 올 3ㆍ4분기 출시 예정인 ‘타이커브’는 뇌혈액 속으로 침투해 중추신경계에도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돼 기존 치료제의 한계로 지적되는 유방암의 뇌전이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SK는 자궁경부암 백신 ‘서바릭스’도 발매, 선발주자인 한국MSD의 ‘가다실’에 맞불을 놓는다. ◇‘비아그라’ 성분 고혈압약 선봬= 한국화이자가 출시할 폐동맥 고혈압치료제 '레바티오'는 혈관확장 작용이 있는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와 주성분(구연산 실데나필)이 같다. 용량은 비아그라(50ㆍ100㎎)보다 적은 20㎎. 기존 당뇨약의 부작용(저혈당ㆍ체중증가)을 극복한 새로운 계열의 제품 출시도 잇따를 전망이다. 한국MSD의 ‘자누비아’에 이어 노바티스의 ‘가브스’도 최근 식약청의 시판승인을 받아 차세대 당뇨약 권좌를 놓고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한국MSD는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HDL) 수치를 개선시켜 주면서도 기존 콜레스테롤치료제의 부작용(안면홍조)을 줄인 신약 '코답티브' 시판허가를 준비 중이다. 미국ㆍ유럽연합(EU)에서도 허가절차가 진행 중이다. 최근 식약청 시판승인을 받은 안과전문 다국적사 바슈롬코리아의 ‘레티서트’도 독특한 약물. 안구 뒷편에 이식하면 30개월 동안 치료성분이 지속적으로 염증 부위에 방출돼 청장년층 실명의 주요 원인인 후방 포도막염을 치료하도록 설계됐다. 지난해 최초의 먹는 신장암치료제로 출시됐던 한국바이엘의 ‘넥사바’는 간암치료제로 적응증 추가가 예상된다. 허가를 받으면 넥사바는 최초의 먹는 간암치료제로 기록된다.